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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니의 세상살이/이집트 생활기

월드컵 시청하기 이렇게 힘들어서야~ 한국도 요즘 SBS가 월드컵 독점중계로 보편적인 시청권 박탈이라는 원성이 높아지고 있더군요. 한국에 없으니 그 기분을 체감하지 못하지만, 조금은 헤아릴 것 같습니다. 이집트에 있으면서 2008 베이징올림픽을 비롯해 지난 동계올림픽, 그리고 남아공 월드컵을 보고 있습니다. 지난 그리스 전은 생중계로 볼 수 없었습니다. 인터넷 뉴스, 트위터를 통해 실시간 전해지는 소식을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1천여 개가 넘는 위성TV가 집에 있었지만 무용지물이었습니다. 어느 한 채널에서도 월드컵을 중계해주지 않았습니다. 해주는 곳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 유료채널이라 접속자체가 안됐습니다. 결국 경기가 끝난 후 인터넷에 올라온 영상을 다운받아 시청했습니다. 이미 경기결과를 안 탓에 긴장감 제로의 매우 심심한 경기였습니다... 더보기
태권도가 좋아 한글까지 배우는 이집션 수련생 태권도를 배우는 외국인 수련생은 어느 순간이 되면 종주국인 한국을 관심 갖게 된다. 설명은 현지어로 하지만 수련 중 사범의 구령과 기술은 모두 한국어다. 때문에 수련생은 기회가 되면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 한다. 특히 아프리카 지역에도 한국 드라마가 여러 위성TV에서 방영되면서 한류열풍이 서서히 일어나고 있다. 이집트는 지난해부터 한국 교민이 한국에서 인기리에 방영됐던 드라마, 오락프로그램 등을 아랍어 자막을 입혀 위성TV 'KOREA TV‘로 송출하기 시작하였다. 이집트에서 태권도를 가르치기 시작하면서 일부 수련생들로부터 한국어를 알려달라는 수련생과 일반인들이 꽤나 있었다. 그때마다 간단한 인사말 정도 알려줬다. 깊은 내용까지는 기회가 안 돼 못했다. 그러다 지난 18일부터 태권도 지도자와 수련생을 대상.. 더보기
해니의 근황 - 정신 없는 생활의 연속 한 동안 블로그에 신경을 쓰지 못했습니다. 아니 못했습니다. 말 그대로 정신 없는 생황의 연속이라 그렇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요즘 이집트 아스완에 KOICA 현장 지원사업으로 태권도 전용도장 신축공사를 하고 있습니다. 공사 막바지가 되니 할 일이 많아지네요. 예상하지 못했던 추가 비용과 잡일이 계속 생기네요. 전문적인 일은 현지 기술자들이 알아서 하지만 우리나라 처럼 꼼꼼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제가 현장을 지키느라 더욱 바빠졌습니다. 게다가 요즘은 작업 속도가 더디고 만족스럽지 못해 직접 현장에서 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제가 성격이 조금 급한 편이거든요. 그래서 조급한 마음에 손발을 벗고 나선 것 입니다. 처음에는 현장 노동자들이 건축주인 제가 직접 일을 하니 불편해 .. 더보기
특별한 나들이~ ‘람세스 2세’의 기운을 얻다! 며칠 전, 이집트에 생활하면서 아주 특별한 나들이를 다녀왔다. 2월 22일. 아스완에 함께 활동하는 동료와 아부심벨에 다녀왔다. 아부심벨은 절대 권력을 지녔던 람세스 2세의 위대한 위력을 느낄 수 있는 신전이다. 바위굴형태의 신전으로 약 3천 년 전에 지어진 건축물이다. 1971년 나일강 범람을 막고자 하이댐이 건설되면서, 이 위대한 신전이 수장될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유네스코가 서둘러 지상 55m 위로 안전하게 원형 그대로 이전에 성공했다. 만약 이때 수장되었더라면, 람세스 2세의 발자취는 책에서나 찾아봤어야 했을 것이다. 앞서 난 아부심벨에 이미 두 번이나 다녀왔다. 가까운 아스완에 사는 까닭에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다녀올 수 있다. 아부심벨은 아스완 시내에서 차로 3시간 이상(편도) 가야 한다.. 더보기
서산대사 한시를 떠올리며 다시 일어서다! [해니의 나일강 산책 - 생활일기] 답설야중거(踏雪野中去) 눈 덮인 들판을 걸어갈 때 불수호란행(不須胡亂行) 어지러이 걷지 마라. 금일아행적(今日我行蹟) 오늘 나의 이 발자국은 수작후인정(遂作後人程) 뒤에 오는 사람들의 이정표가 될지니 - 서산대사 내 책상머리 위에는 서산대사가 지은 한시가 붙여 있다. 이 시는 요즘 내 마음을 가장 잘 대변해준다. 개인적으로 남들이 하지 않은 일, 가지 않은 길을 가는 편이다. 쉬운 길, 편한 일을 찾으면 심신이 편할 텐데 말이다. 남에게 인정받기 위해서가 아니다. 내가 편하고, 내가 좋아하기 때문에 선택하는 것이다. 짧은 인생을 살아오면서 난 늘 그래왔다. 가진 것 없어도 늘 자신감하나로 모든 어려움을 스스로 헤쳐 나왔다. 그래서 난 누구보다 내 자신을 믿는다. 그런데.. 더보기
슬럼프인가. 힘이 나질 않는다! 한국을 떠나 이집트에 온지 20개월. 늘 즐겁기만 했던 곳이 요즘 싫어지기 시작한다. 누구보다 의욕적으로 적극적인 생활했다고 생각했는데,,, 요즘 몸도 마음도 모두 지친다. 나는 이 곳 사람들과 수련생들에게 내가 가진 것 모든 걸 주고 있는데,,, 이들은 내 마음을 이해하지 못한 듯하다. 조급한 성격 탓에 내 화를 이기지 못한 것도 이유일 수 있겠다. 이집트 사람들은 우리나라 사람들과 닮은 점도 많지만, 다른 점은 더 많다. 일을 하다보면 답답한 일이 많다. 충분히 내가 화난 이유를 설명하고 이해를 시키지만, 결국 내가 다 짊어져야 한다. 이런 게 문화의 차이인가 싶다. 우리가 당연하고 생각하는 것이 이들에게 허용되지 않는 것이라면 내 잘못으로 돌아온다. 다는 아니지만 거짓말을 밥 먹듯 하는 이들과 신뢰.. 더보기
백호의 기상 처럼! 희망찬 새해 되시길 바랍니다! 태권도와 무술을 사랑하시는 분들과 여러 모든 분들에게!! 이집트에도 한국보다 7시간 정도 늦게 경인년(庚寅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이집트도 새해를 맞이해 들뜬 분위기입니다. 이슬람권이라 보통은 이슬람력에 맞춰 기념행사를 하지만, 새해를 맞는 문화는 우리와 비슷한 듯 했습니다. 늦은 자정 12시를 넘기자 광장에 모인 인파들이 폭죽을 터트리고, 도로에 차량들은 경적 소리를 울리더군요. 서로에게 덕담과 격려를 하는 모습은 문화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모두 같나봅니다. 이국땅에서 두 번째 새해를 맞이했습니다. 지난해는 처음이라 그래서인지 설레고 낯설었습니다만, 올해는 무덤덤하네요. 다만 이 곳 생활에 스스로 잘 하고 있는지 자문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잠시나마 모처럼 진지한 시간을 가졌지요. 결론은 지금도 앞.. 더보기
“함두릴라” 두 번째 큰 비를 맞던 날 이집트에서는 좋은 일이 있을 때 종교와 상관없이 “함두릴라~”라고 한다. 신에게 축복을 받았다는 뜻을 의미한다. 이밖에 좋은 일이 있거나, 감사 인사를 할 때 등 긍정적으로 많이 사용한다. 이집트에서 이방인으로 사는 나 역시 좋은 일이 생길 때 자연스럽게 “함두릴라”라고 한다. 처음에는 생소했던 이 단어가 어느덧 입에 붙었다. 한 2주 전쯤이다. 아스완에서 유일하게 한국인으로 함께 살고 있는 후배와 주말을 맞이해 날을 꼬박 셌다. TV를 보는데 화질이 좋지 않아 슬슬 짜증이 밀려왔다. 잠시 후. 그 짜증은 환희로 바뀌었다. 바깥에서 비가 내리고 있었다. 이집트는 세계에서 비가 가장 안 내리는 나라 중에 하나이다. 아스완은 이집트 내에서도 비가 없는 지역이다. 그래서 늘 비가 그립다. 그러던 중에 비를 봤.. 더보기
쓰레기 때문에 집에서 쫓겨난 사연 매일 밤. 잠자리에 들기 전에 주방 청소를 하고 쓰레기를 버린다. 늘 그랬듯 며칠 전에도 설거지를 마치고 음식물 찌꺼기를 봉지에 싸서 통로에 버리기 위해 나갔다. 그런데 일이 생겼다. 언젠가 우려했던 일이 순간 방심한 틈을 타 현실이 됐기 때문이다. 이집트 집들의 현관문에는 대부분 문고리가 안쪽에만 있다. 문이 닫히면 자동으로 잠긴다. 바깥에서는 열쇠가 없으면 문을 열 수 없다. 외출 할 때는 열쇠를 두 바퀴를 돌려 잠근다. 그래서 항상 문밖을 나가게 될 때면 열쇠를 챙긴다. 건망증이 심한 사람이라면 열쇠를 집에 두고나와 바깥에서 발을 동동 굴려야 하는 일이 많이 생길 수 있을 것이다. 현관문에서 쓰레기를 버리는 곳까지는 다섯 걸음 정도로 아주 가까운 곳에 있다. 당연히 문을 닫지 않고 후딱 다녀온다. .. 더보기
이집트엔 가라테 과자가 있다? 태권도를 가르치기 위해 이집트에 온지 벌써 1년이 훌쩍 지났다. 초기 낯선 문화를 적응하기 위해 거리 곳곳을 누볐다. 현지인들과 직접 부딪치면서 문화를 체험하기 위해서다. 이 때 한 슈퍼마켓을 지나다가 내 눈을 사로잡는 상품이 하나 있었다. 영어로 'KARATE(가라테)'라고 적혀있는 과자 박스였다. 설마하고 가까이 다가가 봤다. 내가 잘못 본 게 아니었다. 실제 과자봉지에는 가라테 도복을 입은 어린아이가 이단 옆차기를 하고 있는 사진까지 있었다. 가라테가 늘 태권도와 비교되는 무술인 만큼 신선한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이후 아스완 태권도 협회장에게 과자 이야기를 했다. 그랬더니 협회장은 그 과자는 오래 전부터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고 했다. 이집트에 한 제과업체와 가라테태권도협회가 협의를 맺고 ‘가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