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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의 무림통신/박기자의 태권도와 타무도

태권도, 가라테 이기려면 더 알아야 해 [박성진 기자의 태권도와 타무도] 제10편 가라테 가라테(空手道)는, 태권도의 입장에서 볼 때 ‘만지면 만질수록 덧나는 상처’ 같은 것일지 모른다. 태권도의 발생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 몇몇 원로들(이원국, 노병직, 최홍희)이 일본에서 가라테를 수련했으며, 이를 토대로 근대 태권도가 만들어지고 발전해왔기 때문이다. 이러한 태권도 초창기의 역사를 어떻게 해석하느냐는 논자들에 따라 견해가 다르지만, 적어도 이 사실만큼은 부정하는 경우가 드물다. 이원국, 노병직, 최홍희 등이 가라테를 배운 스승이 바로 일본 ‘근대 가라테의 창시자’라고 불리는 후나고시 기친(船越義珍, 1868~1957)이다. 오끼나와 사람인 후나고시는 ‘당수(唐手)’라고 표기되던 오끼나와의 전통무술 가라테를 일본 본토에 소개했고, 이 과정에서.. 더보기
태권도가 '유도'로부터 배워야 할 점들 [박성진 기자의 태권도와 타무도] 제9편 유도 유도(柔道)는 여러 가지 면에서 태권도가 배워야 할 점이 많은 무술이다. 태권도의 경우 올림픽 잔류 여부를 걱정하고 있지만, 유도가 올림픽 종목에서 퇴출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태권도보다 36년이나 빠른 1964년에 이미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었으며, 이후 동양을 대표하는 무술스포츠로서 전 세계에 확고한 뿌리를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유도에 대한 관심은 높다. 실례로 태권도 세계대회에서 우승한 국내 선수들에 대한 일반 미디어의 보도는 찾아보기 어렵지만 유도 세계대회에서 우승하는 등의 성적에 대해서는 빠지지 않고 다뤄지는 것을 볼 수 있다. 태권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서 대중적인 스타로 자리잡은 사람으로는 문대성 정도를 꼽을 수 있지만, 유도의 .. 더보기
택견과 태권도, 서로 주고받은 영향? [박성진 기자의 태권도 vs 타무도] 제8편 택견 지난 2007년 2월 택견이 대한체육회 정가맹 종목으로 승인됐다. 수년간 서너 개 분파로 의견이 갈려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다가 극적으로 타협에 성공해 이뤄낸 성과라는 점에서 경사가 아닐 수 없었다. 택견이 대한체육회에 정식으로 가맹되자 불만의 목소리를 내는 일부 태권도인들도 있었다. 특히 당시 대한체육회장이던 김정길 회장이 대한태권도협회장을 겸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집단행동으로 반대의사를 표현하겠다는 태권도인들도 있었다. 구체적 행동으로까지는 이어지지 않았지만 택견을 바라보는 태권도계의 미묘한 시각을 느끼기에는 충분했다. 그렇다면, 택견과 태권도는 어떠한 관계가 있는가? 택견이 일반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에 들어서부터다. 당시 .. 더보기
'건강'의 관점에서 가장 모범적인 무술로 평가받는 태극권 [박성진 기자의 태권도와 타무도] 제7편 태극권 ‘쿵푸(功夫)’ 또는 ‘쿵후’라는 이름으로 모든 중국무술이 통칭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던 것이 90년대를 지나면서 ‘우슈(武術)’라는 이름으로 대체되기 시작했고, 이제는 ‘쿵푸’ 보다는 ‘우슈’라는 말이 중국무술을 대표하는 말이 되었다. 우슈는 ‘무술’이라는 한자어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모든 무술을 포함하는 광의의 개념이다. 우슈에는 검(劍), 창(槍), 도(刀), 봉(棒) 등의 무기술과 소림권, 태극권, 팔괘장 등의 수 많은 개별 무술들이 포함되어 있다. 가장 많은 무술의 종류가 있는 곳은 역시 중국이다. 땅이 넓고, 사람이 많으니 당연한 것일지 모르겠다. 이 수 많은 중국의 무술 중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무술로는 소림권과 태극권을 꼽을 수 있다. 그.. 더보기
한국과 인연이 깊은 대동류 합기유술 [박성진 기자의 태권도 vs 타무도] 제6편 대동류 합기유술 대동류 합기유술(大東流 合氣柔術, 다이토류 아이키주즈츠)은 한국의 합기도와 일본 아이키도의 뿌리가 된 무술로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대중적인 관심을 모으게 됐다. [대동류 합기유술의 시연 모습. 시연자는 대동류 육방회의 오카모토 세이고.] 대동류 합기유술의 중흥조(中興祖)라 불리는 다케다 소가쿠(武田忽角, 1860∼1943)가 한국 합기도의 시조 최용술, 일본 아이키도의 창시자 우에시바 모리헤이(植芝盛平)의 스승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에시바가 다케다의 제자라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전혀 없지만, 최용술이 다케다의 제자였다는 점은 논쟁거리로 남아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합기도계 주류에서는 최용술이 다케다 소가쿠의 제자라는 점을 전혀 의심하지 않.. 더보기
和(화)의 武道(무도), 아이키도 [박성진 기자의 태권도와 타무도] 제5편 아이키도 아이키도의 한자 표기는 合氣道(합기도)다. 표기만을 놓고 본다면 우리나라의 합기도와 같다. 간단히 말하자면 일본식 합기도라고 할 수 있다. 아이키도는 일본의 우에시바 모리헤이(植芝盛平, 1883~1969)에 의해 창시된 근대 무술이다. 우에시바 모리헤이의 스승은 대동류 합기유술의 달인으로 유명한 다케다 소가쿠(武田忽角, 1860∼1943). 이견이 있기는 하지만 다케다 소가쿠는 한국 합기도의 개조 최용술(1899~1986)의 스승이라고도 알려져 있다. 이러한 점 등을 볼 때 아이키도와 합기도에 비슷한 점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자세히 알고 보면 큰 차이가 있다. 아이키도의 가장 큰 특징은 경기(시합)가 없다는 점이다. 물론 수련할 때는 공격자와 방어자로.. 더보기
뛰어난 기술에 비해 통합되지 못해 발전 더딘 합기도 [by 박성진 기자의 무림통신 - 태권도와 타무도] 제4편 합기도 도장의 수를 기준으로 국내에서 가장 성행하는 무술을 꼽는다면 태권도, 합기도, 검도, 유도를 4대 무술로 들 수 있다. 이 중에서 태권도는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다른 세 종목을 모두 합친 것보다도 큰 비중을 가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러나 검도의 경우 대한검도계열과 해동검도계열로 나눌 수는 있으나 검이라는 무기를 사용한다는 정체성이 명확하고, 유도의 경우에도 태권도를 능가하는 국제스포츠로서의 위상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합기도의 경우에는 손과 발차기를 한다는 점에서는 태권도와, 무기술을 한다는 점에서는 검도와, 관절기를 한다는 점에서는 유도와 어느 정도 겹치는 부분이 있다. 그렇다보니 자신들만의 정체성을 제대로 확립하지 못하고 대한체육회에.. 더보기
무사도(武士道)를 상징하는 일본의 검술 [박성진 기자의 태권도 vs. 타무도] 제3편 일본 검술 ▲ 접근전에서 최강의 무기로 평가되는 일본도. 이번에 소개할 무도는 일본의 ‘검술(劍術)’이다. 검도(kendo)가 아니라 검도의 뿌리가 된 고류(古流) 검술을 말한다. 미국의 인류학자 루스 베네딕트의 에서도 지적된 것처럼 일본은 칼의 나라다. 그 칼은 ‘무사도(武士道)’를 상징한다. 조선이 ‘붓’으로 상징되는 선비(士)의 나라라고 한다면 일본은 ‘칼’로 상징되는 사무라이(侍)의 나라다. 조선의 ‘선비정신’과 일본의 ‘무사도’가 등가로 치환될 수 있는 개념은 아니지만, 사회 지도계급의 도덕과 정신을 나타냈다는 점에서는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 갓을 쓰지 않고 돌아다니는 선비를 상상할 수 없는 것처럼, 칼을 차지 않고 돌아다니는 사무라이 또한 상상할.. 더보기
사법고시보다 더 어렵다는 검도8단 승단시험 일본에서 가장 어려운 시험은 무엇일까? 우리나라의 경우, 요즘은 예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인원을 뽑는다고는 해도 가장 어려운 시험으로 사법고시가 꼽힌다. 일본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아서 일본 사법고시의 경우 3% 내외의 합격률을 보인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보다 더 어려운 시험이 있다. 바로 검도(劍道, kendo) 8단 승단 시험이다. 검도는 10단까지 있을 수 있지만, 시험을 통해 올라갈 수 있는 실질적인 최고단은 8단이다. 일본에서 이 검도 8단 승단심사는 매년 두 차례 실시되는데 한 회 심사에 약 700명 이상이 응한다. 46세 이상, 7단 취득 후 일정 기간이 지나야 하는 이 시험의 합격률은 1%도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내용은 ‘내셔널지오그래픽’에서 제작한 다큐멘터리를 통해 국.. 더보기
주짓수는 어떻게 세계 최강의 무술이 되었나 [박성진 기자의 태권도 vs 타무도] [연재를 시작하며] 전 세계에는 많은 종류의 무술이 있다. 태권도는 그 다양한 무술 가운데 하나다. 팔과 다리를 사용한다는 기본적인 전제를 놓고 본다면, 이 다양한 무술들은 모두 일맥상통하는 면을 가지고 있다. 그것이 태권도나 복싱과 같이 상대방을 가격하는 무술이건 유도나 레슬링과 같이 상대를 잡아 꺾거나 넘기는 무술이건 인간과 인간이 맞서 상대를 제압한다는 목적은 모두 같다. 그런 점에서 태권도를 더 깊이 이해하고 발전시키기 위해서라도 다른 무술들에 대한 이해는 필수적이다. 그런데 의외로 태권도인들 중에 타 무술에 무관심한 경우를 보게 된다. 태권도가 최고이기 때문에 태권도만 잘 알면 된다고 생각하는지도 모른다. 과연 그럴까? 동서고금의 무술 고수들 중에는 한 가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