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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진의 태권도 세상/칼럼-태권도 산책

ITF 태권도 창시자 아들의 전향 귀국

 
[한혜진의 태권도 산책] ITF 최종화 총재 전향 귀국

- 작성일 : 2008.09.08 21:34

태권도 역사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바로 ITF(국제태권도연맹) 故 최홍희 총재. 1974년 박정희 정권과 불화로 캐나다로 정치적 망명을 했다. 이후 캐나다에서 새로운 태권도 국제조직인 ITF를 키워나갔다.

이후 북한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ITF는 소위 ‘북한 태권도’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2002년 최홍희가 사망하면서 ITF 내부에서는 후계자를 놓고 격렬한 내분이 일어났다. 그 중심에는 북한 IOC위원인 장웅과 최홍희 총재의 아들인 최중화다. 이러한 내분은 결국 조직을 분열시켰다.

 [8일 인천공항에 도착해 국내 언론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고 최홍희 총재의 아들 최중화 총재

-사진출처 : 무카스미디어]

 

최 총재의 아들 최중화는 장웅 총재가 정상적이지 못한 방법으로 총재직을 고수하고 있다면서 2003년 별도의 조직을 구성하게 된다. 이후 베트남계 캐나다인 트랑콴도 또 다른 조직을 구성하게 된다. 이렇게 해서 현재 ITF는 3개 파로 나눠 활동 중이다.

 국제스포츠계에서는 이들 3개 단체 중 장웅 총재가 이끄는 단체를 인정해왔다. 최홍희 총재가 이끌 당시 정기총회에서 선출되었다는 것과 무엇보다 장웅이 현 IOC위원이라는 점이 주요했다. 그러나 각 단체들은 자신들의 단체가 ITF의 전통성을 잇고 있는 단체라고 주장하고 있다. 국내도 마찬가지로 ITF 한국지부가 3개가 현존, 세 불리기에 주력하면서 활동 중에 있다.

 IOC가 인정하는 태권도 단체인 WTF 역시 올림픽 퇴출 위기를 맞이한 가운데 IOC 권고에 따라 수년전부터 태권도 통합을 준비 중이다. 그래서 ITF 3개 단체 중 장웅이 이끄는 단체를 선택해 질긴 교섭을 해오고 있다. ITF 전통성 있는 단체를 따지기 전에 장웅 현 IOC위원을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ITF를 이야기 하자면, 끝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쯤에서 각설한다.  

그런데 오늘(9월8일) 낮 인천공항에 아버지를 따라 34년 전 캐나다로 떠났던 최중화 총재가 귀국했다. 그동안 여러 문제로 국내 방문이 허용되지 않았는데, 최근 현 정권과 사전 조율을 거친 뒤 입국하게 된 것이다. 그렇지만 당분간 과거 전두환 대통령 암살사건과 친북활동 등에 관한 사법부 조사를 받게 된다.

 무엇보다 최중화의 전향 귀국은 향후 태권도계는 물론 우리나라에 큰 파문을 예고하고 있다. 우선 최중화는 귀국 후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이 ITF 주도권을 잡은 것은 노동당 통일전선부가 공작원을 해외 여러 나라에 파견하기 위해서다고 주장했다. 다시 말해 공작원을 태권도 사범으로 가장, 상대국으로부터 자연스러운 활동을 하게 했다는 것. 현 남북관계가 첨예한 가운데 최중화의 발언은 향후 태권도계는 물론 정치권, 남북관계에도 큰 파문이 예상된다.

 그는 앞으로 자신이 갖고 ITF 조직 본부를 국내로 옮길 뜻을 내비쳤다. 더불어 WTF와 통합에 대해서도 적극적임을 알렸다. 실제 최중화가 이끄는 ITF는 올해 충청대학에서 매년 개최하는 세계태권도문화축제에 ‘WTF-ITF’를 모두 초청해 대회를 열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장웅 측에서는 최중화의 발언들과 향후 행보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 밝힌 내용들 상당수가 거짓이라며 반발에 나선 것. 이 같은 반응은 이미 예견되었던 일. 앞으로 상대에 대한 신경전은 더욱 거셀 것으로 보인다.

 또한 WTF계와 통합을 위한다는 면목으로 접촉이 시도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 또한 태권도계에는 적지 않은 혼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에서도 최중화에게 힘을 어느 정도 실어 주냐 여부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가장 혼란스러울 단체는 현재 ITF와 통합을 진행 중인 WTF가 된다. 현재까지 WTF는 관망한다는 입장이다.

최 총재는 오는 11일 이번 귀국을 주도한 오경호 충청대 이사장의 학교인 충청대에 방문, 재학생 등을 대상으로 자신의 일대기에 대한 강의와 기자회견을 한다는 계획이다. 여하튼 향후 최 총재의 사법부 조사와 국내활동에 각계에 많은 관심이 몰릴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이번 최 총재의 전향 귀국은 개인을 떠나 ‘태권도’라는 큰 타이틀이 뒤따른다. 다시 말해 국내 거취 및 행보 하나하나에 태권도가 늘 따라 붙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태권도를 위해서는 그의 행동 모두가 경솔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대의적인 관점에서 태권도가 곤경에 처하는 사태가 있어서는 안 될 것이며, 가능한 어느 단체에 대해서도 비방을 최대한 자제하고 태권도가 발전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좋은 방안을 제시하였으면 한다. (끝)


[한혜진의 태권도 세상 이야기 ㅣ www.ilovetk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