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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진의 태권도 세상/칼럼-태권도 산책

구타 · 체벌 · 얼차례, 과연 무엇에 도움 되나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편집장> (2008-02-26) 

[칼럼] 체육계 고질적인 구타, 욕설 등 병폐 이제 문화를 바꾸자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편집장>
생각해보자. 구타와 체벌 그리고 욕설이 운동선수, 체육학과 학생들에게 과연 무슨 도움이 있는지를 말이다.

때리고 욕하면 운동을 더 잘할 수 있는가. 또한 후배들에게 얼차례를 주고 매질을 하면 기강이 바로서고 돈독한 선후배관계가 형성되는지 의구심이 든다.


기자도 초등학교 때부터 대학까지 줄곧 태권도 선수생활을 했다. 다른 지역, 다른 학교 보다 유난히 많이 맞고 욕도 많이 얻어먹었다. 그때를 떠올리면 운동이 힘들었던 것보다 선배들에게 맞은 기억과 두려움에 떨었던 기억이 보다 생생하다.

최근 한 대학에서 입학도 하지 않은 학생이 선배들에게 매질을 당해 사경을 헤매는 사고가 일어났다. 매년 이러한 사고는 신입생 입학철에 많이 발생된다. 일부대학은 이러한 사고가 반복됐음에도 불구하고 재발방지에 대한 대책은커녕 소문이 확대될까 입조심 하느라 여념이 없다.

체벌과 얼차례가 무조건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약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일련에 사고들의 경우에는 약이 과했다. ‘사랑의 매’라고도 하지만 이 역시도 극히 주관적인 생각이며 합리적인 선택과 방법은 아니다.

자신들의 학교만의 전통을 이어간다는 당위성을 내세우며 매년 신입생에게 가혹한 체벌과 얼차례는 이제 사라질 때가 됐다. 일부 학생들은 “억울하다”고 한다. 자신도 신입생 때 선배들에게 많이 맞았기 때문에 후배들에게도 똑같이 해야 한다는 것. 이는 ‘보복행위’에 지나지 않는다.

선배들에게 배울 것은 그 보다 훨씬 많다. 후배를 이끄는 선배의 역할은 자신들이 갈고 닦은 기술 등을 후배들이 보다 쉽게 실수를 최소화 시키도록 안내하고 조언하는 것이다. 지도자들 역시 수련생들이 잘못을 했다하더라도 체벌에 앞서 잘잘못을 분명하게 설명해야 한다. 무턱대로 “너 이리와! 엎드려”하고 때리는 것은 체벌이 아닌 폭행과 큰 차이가 없다.

그동안 우리나라 체육계의 고질적인 구타관행은 비단 어제오늘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단순히 때리고 벌을 준 지도자나 선배 등의 도덕적 결함으로 몰아 부치기도 한계가 있다. 문제는 이러한 관행을 시대가 변함에도 고칠 생각을 하지 않고 있는 체육계 모두의 사고방식이다.

체육계에 음성적으로 이뤄지는 폭력적, 무력적인 문화가 만들어지도록 조장하고 방조한 체육 관계자 모두의 자기반성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앞으로 이런 관행이 사라질 것이라는 기대보다 또 다른 풍선효과를 낳을 것이 분명하다.

언제까지 사회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을 것인가. 때리고 욕하는 문화에서 서로 격려하고 잘못된 부분을 수정해주는 끈끈한 문화로 바꿔볼 생각들은 없는가. 곧 신학기가 시작된다. 대학은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새내기들이 입학을 한다.

선배들은 OT 또는 MT를 가서 후배들을 ‘굴려야 하겠다’는 생각보단, 어떻게 하면 후배들이 학교에 빠르게 적응하도록 도움을 줄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실천하길 바란다.


<출처 - ⓒ무카스뉴스 / http://www.mookas.com>

[한혜진의 태권도 세상 이야기 ㅣ www.ilovetk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