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혜진의 태권도 산책] 양진방 전무이사의 옛 모습을 그리워 하며
종주국 태권도계 ‘브레인(Brain)’이자 개혁파의 대명사로 통하는 양진방 대한태권도협회 전무이사. 요즘 그가 제도권 입성 당시의 초심을 잃고 표류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스럽다.
2001년 11월로 거슬러 올라가보자. 당시 대한태권도협회(KTA)가 주최한 국가대표 선발전 기간 중 편파판정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면서 경희대와 용인대 주축으로 이른바 태권도계의 ‘4.16 학생시위’가 일어났다.
이와 동시에 뜻 있는 대학교수, 태권도지도자들이 ‘태권도바로세우기운동’에 동참해 태권도 개혁운동을 활발하게 전개했다. 이들은 태권도계의 부정 비리를 척결하고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겠다며 ‘무소불위(無所不爲)’였던 당시 협회 집행부와 맞서 싸웠다. 결과는 민초들의 승리였다.
당시 개혁의 중심에 서있던 용인대학교 양진방 교수. 당대 활약을 계기로 2003년 대한태권도협회 회장으로 추대된 구천서 신임회장에 의해 전무이사로 발탁됐다. 태권도 개혁을 대표하는 핵심인물로서 제도권에 입성하게 된 것이다. 이후 2004년 김정길 회장이 취임하면서 기획이사로 활동하다 지난해 말 ‘태권도 사전 승부조작 파문’이 일어나면서 다시 전무이사로 복귀했다.
체육 분야의 전문가적인 학식을 비롯해 기획력, 정치력 등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 능력을 갖춘 양진방 전무. 시간이 흐른 지금, 그에 대한 평가는 썩 좋아 보이지 만은 않다.
일부에서는 그를 ‘폴리페서(polifessor)’라고 깎아 내리기까지 한다. 최근 철따라 옮겨 다니는 정치지향적인 교수를 지칭하는 조어다. 그를 믿고 지지했던 사람들마저 요즘 그에 관한 얘기가 나오면 고개를 가로젓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