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혜진의 태권도 세상/칼럼-태권도 산책

태권도 경기장에 사라져가는 ‘道’

<무카스뉴스 = 한혜진 기자> (2007-10-15)

[한혜진의 태권도 산책] 끝나면 서로 웃을 것을 왜들 그러는지



[무카스뉴스 = 한혜진 기자]
점차 태권도 경기장에 ‘도(道)’가 사라진 느낌이 강하다. 지난 9일부터 13일까지 닷새간 광주에서 열린 제88회 전국체육대회 태권도대회는 전에도 그렇듯 선수들의 순수한 경쟁의 장이기 보단 ‘무질서의 장’이었다. 소수 몇 사람 때문이다.

올해 전국체전에 전자호구가 도입된다고 해서 많은 사람들은 기대했다. 판정시비가 전에 비해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막상 대회가 시작되자 경기장은 연일 술렁거렸다. 비교적 무난하게 치러진 경기마저도 ‘시비’를 걸기 위해 대회장 아래까지 내려와 버티고 있는 ‘그들’ 때문이었다.

다른 무술종목인 ‘유도’와 ‘검도’ 경기장 분위기는 태권도 경기장과는 분명 대조적이었다. 대회를 운영하는 본부 임원을 비롯해 시도협회, 선수, 지도자, 관중 등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경기장에서 만큼은 기본적인 예를 지켰다. 판정시비도 찾아 볼 수 없었다. 경기장에는 어느 누구도 신발을 신고 들어서지 않았다.

태권도 경기장은 어떠한가. 대회가 절정에 이를 무렵. 한 시도협회 부회장은 소속 선수단의 경기의 심판판정에 불만을 품고, 주심을 봤던 여성 심판에게 원색적인 심한 욕설을 퍼부었다. 또 폐회식을 앞두고서는 전 KTA 상임부회장과 시비 끝에 주먹다짐 일보 직전까지 갈 상황도 연출됐다.

태권도 경기장에는 진정 ‘도(道)’가 없어진 것일까. 도장에서 학교에서는 상호간 예의, 인성을 강조하면서, 체전만 시작되면 앞뒤 안 가리고 ‘폭군’으로 돌변하는 일부 시도협회 관계자. 대회질서를 바로잡아야 할 KTA는 지나친 항의가 이어지는데도 불구하고 대응조차 하지 못하는 답답한 상황들이 반복되었다.

대회가 끝난 후 한 대학교수는 “끝나면 이렇게 서로 웃을 것을 왜들 그렇게 악을 지르면서 싸우는지 모르겠다”며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옆에 있던 다른 관계자도 “태권도가 자기네들 것도 아닌데, 소수 몇 사람들 때문에 태권도가 망해가고 있다”고 거들었다.

매년 되풀이 되는 시도협회들의 지나친 판정시비에 대해 KTA 양진방 기획이사는 “전국체전은 16개 시도협회가 1년 동안 노력해 만나는 장이다. 당연히 과열경쟁이 될 수밖에 없다”며 “과열경쟁은 전국체전에 ‘특성’ 내지는 ‘가치’라고 본다. 다만 임원들이 과열을 표현할 때 품위를 유지하면서 ‘묘’를 살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일부 소수의 이기적인 욕심에 태권도 전체 이미지가 날로 추락하고 있다. 이러다가 현재 태권도 수련생들에게 태권도 미래를 ‘희망’이 아닌 ‘절망’으로 물려주지는 않을까 우려마저 든다.

희망이 있고 미래에 도전 할 가치가 있는 태권도를 위해 기성 태권도인들 모두가 반성하고, ‘道’에 대한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기는 진지한 시간을 가져야 것이다. (끝)

<출처 - ⓒ무카스뉴스 / http://www.mookas.com>

[한혜진의 태권도 세상 이야기 ㅣ www.ilovetk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