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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진의 태권도 세상/칼럼-태권도 산책

태권도 명장 김세혁 감독의 도덕불감증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편집장> (2008-02-25)

[한혜진의 태권도 산책] 갈비세트 파문에 이은 승부조작 지시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편집장>
2004년 아테네올림픽 남자 헤비급 결승전. 문대성(동아대 교수)은 2미터가 넘는 상대를 뒤후려차기 한방으로 KO승을 거뒀다. 그 뒤에는 명장 김세혁 감독(삼성에스원)이 버팀목 됐다.

김세혁 감독은 수십 년간 태권도 지도자로 수많은 국보급 선수를 배출한 감독이다. 그런 그가 지난해부터 ‘말썽’이다. 태권도 명장이라는 수식어에 걸맞지 않은 경솔한 발언과 행동으로 태권도계에 비난을 사고 있다.

그 원인은 ‘도덕불감증’. 최근 올림픽 파견 국가대표 1차 예선전에서 소속팀 선수간 경기에‘승부 조작’을 지시했다. 지난해 태권도계 자정을 부르짖던 그의 행보를 생각했을 때 쉽게 납득하기 힘들다.

4점을 이기고 있는 선수에게 기권 의사도 묻지 않고 코치에게 지시해 ‘수건’을 던지게 했다. 태권도 선수에게 올림픽은 꿈의 무대다. 그런 꿈을 다른 사람이 아닌 소속팀 지도자가 포기하게 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심지어 그는 한 전문매체와 이와 관련한 인터뷰에서 당시 기권을 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발뺌했다. 코치가 스스로 기권을 시켰다는 것이다. 이는 명백한 거짓말이다. 당시 김 감독이 코치에게 기권을 지시하는 육성이 고스란히 담긴 영상자료가 인터넷을 떠돌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김세혁 감독은 당시 판단은 크게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팀 감독으로서 올림픽 선발 가능성이 높은 선수를 이기게 한 것이란 것. 또 해당 선수와 부모가 이해해 줬다. 앞으로 2차전이 남아있기 때문에 기회가 전혀 없는 게 아니라는 등 팀 전략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는 답변을 늘어놓았다.

이뿐 아니다. 지난해는 자신이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실업연맹이 주최한 대회에서 심판판정에 불만을 품고 “병신같이 심판을 본다”는 등 심판부를 향해 독설을 퍼부으며 강도 높게 항의했다. 이에 심판부는 김 감독 발언에 격분, 경기를 중단하는 사태로 이어졌다.

문제는 그 다음. 올림픽세계예선전 파견 국가대표선발전이 있었다. 김 감독은 지난대회에서 심판들에게 항의가 찜찜했던지 고참급 심판들에게 ‘갈비세트’, 중진심판들에게 ‘영양제’ 등을 돌렸다. 이러한 사실은 그가 태권도계 자정운동을 주장하자 곧바로 인터넷 게시판 등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결국 김 감독은 사실을 인정하고 여론에 뭇매를 맞아야 했다.

김세혁 감독은 분명 자타공인 태권도 명장이다. 월드스타 김제경을 비롯해 김경훈, 이선희, 문대성, 장지원 등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모두가 그를 거쳐 갔다. 지도력은 세계가 인정하지만 인품 면에서는 그렇게 높은 점수를 얻지 못하고 있다.

태권도는 무도 스포츠다. 선수뿐만 아니라 지도자도 역시 스포츠맨십에 어긋난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 또한 승부는 정정당당하게 겨뤄 실력이 우수한 선수가 이겨야 한다. 평소 공정한 판정을 부르짖던 김 감독을 행각했을 때 이번 소속팀 선수의 기권지시는 분명히 비판받아야 마땅하다.

김세혁 감독이 태권도 종주국 명장이라는 명성을 이어가기 위한다면 지난 선발전의 실수에 대해 해당 선수와 부모에게 정중하게 사과해야 한다. 또한 2차 선발전에서 참가선수단이 지켜보는 가운데 향후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공개사과를 해야 한다. 그래야만 태권도 경기장이 올바르게 변화될 수 있다. 이는 명심해야 할 것이다. (끝)

<출처 - ⓒ무카스뉴스 / http://www.mookas.com>

[한혜진의 태권도 세상 이야기 ㅣ www.ilovetk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