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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진의 태권도 세상/칼럼-태권도 산책

태권도가 대한민국 ‘국기(國技)’가 된 사연?

- 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국기 태권도’ 휘호로 국기(國技)화 돼


국민 대다수는 우리나라 ‘국기(國技)’를 태권도로 알고 있다. 맞다. 하지만 엄밀하게 따져 법적으로 태권도가 대한민국의 ‘국기’라고 명문화는 안 돼 있다. 다만 2007년 단일 스포츠(무술) 종목으로 유일하게 ‘태권도진흥법’이 제정되면서 태권도가 국기로 확실하게 인정될 만한 법적 근거가 마련되었다.

국기(國技)의 사전적 의미는 ‘나라에서 전통적으로 즐겨 내려오는 대표적인 운동이나 기예’를 뜻한다.

그럼 태권도는 어떻게 ‘국기’가 되었을까? 필자는 늘 궁금했었다. 그러다 2006년 그 궁금증을 풀 수 있게 되었다. 태권도 세계화와 우리나라 스포츠를 10대 강국으로 끌어올린 김운용 전 IOC부위원장과 특별인터뷰 중에서 말이다. 

김운용 전 부위원장은 당시 필자와 인터뷰 말미에 “태권도가 국기라고 하는데, 실제 국기는 맞는가”라는 질문에 그 전에 알려지지 않았던 태권도 국기에 관한 그 뒷이야기를 소개했다. 태권도계는 물론 국내 어디서도 처음으로 소개된 내용이었다. 

태권도가 우리나라 국기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박정희 대통령이 1971년 청와대에서 직접 붓글씨로 쓴 ‘국기 태권도’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 휘호가 훗날 자연스럽게 대한민국 국기가 되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1971년 김운용 전 IOC부위원장의 부탁을 받고 '국기태권도'라는 친필 휘호를 써줬다.

김운용 전 부위원장은 “1971년 태권도협회장에 취임 후 첫 번째 임무가 태권도를 국기화 하는 것이었다. 두 번째 임무인 태권도 세계화를 위해서는 국기화 작업이 필요했다. 당시 태권도는 국기가 아니었다. 씨름과 축구가 서로 국기라고 할 때다. 태권도는 힘이 없을 때였다. 그래서 박정희 대통령을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다.(김운용 전 부위원장은 군 시절 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비서관을 맡으며 친분을 맺었다.) 친필 붓글씨로 ‘국기 태권도’라는 휘호를 써달라고 부탁했다. 그렇게 받은 휘호를 대량으로 복사해 전국 각지에 있는 태권도장에 모두 내 걸도록 했다. 그렇게 태권도가 국기가 됐다”고 당시 태권도 국기화 작업을 소개했다.

이날 인터뷰 이후 김 전 부위원장은 지난 2월 한 중앙지에 기고하는 칼럼을 통해 박정희 전 대통령과 인연을 소개하면서 박정희 전 대통령이 국기 태권도 휘호를 남겨 태권도 세계화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일화를 소개했다. 

당시 박 대통령이 써 준 휘호의 위력은 대단했다. 단숨에 태권도를 국기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또한 타 스포츠 단체와 국기 시비도 불식시켰다. 언론에서도 큰 몫을 했다. 태권도에 관한 기사가 보도될 때면 늘 앞머리에 ‘국기’가 수식어로 사용, 휘호 이상의 효과를 가져다 줬다. 

국기 태권도 휘호는 아직까지도 웬만한 태권도장에 내걸려 있다. 

[by 한혜진의 태권도 세상 - 태권도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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