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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진의 태권도 세상/칼럼-태권도 산책

태권도심판은 4만5천원, 축구심판은 3천8백만원


[한혜진의 태권도 산책] 월드컵 국제심판 수당 4만달러, 올림픽 태권도 국제심판은 고작 1일 50달러

- 작성일 : 2006-06-22


축구(좌)와 태권도(우) 국제심판. (*사진 : 무토미디어 DB)


독일 월드컵의 열기가 온 지구촌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지금. 파란 잔디구장에 선수들 이상 종횡무진 뛰는 또 다른 사람이 있다. 경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람, 바로 심판이 그 주인공이다. 사방 10m의 좁은 매트위에서 빠르고 화려한 발차기의 유효점수와 반칙행위를 순간적으로 판단해야하는 태권도 심판. 이들 두 국제심판의 처우는 어떻게 될까?


인기종목과 비인기종목에 따라 심판 처우도 천차만별



최근 각종 매스컴을 통해 독일 월드컵 국제심판의 수당이 공개돼 화제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독일월드컵 본선 심판의 수당을 2002년 한일 월드컵에 비해 100% 인상한 4만 달러(약 3천8백만원)로 책정했다. 이에 반해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 등 태권도 국제심판이 받는 수당은 지난해까지 1일 기준으로 50달러(약 4만5천원)에 불가하다. 이 금액은 국내 K-리그 국내심판의 한 경기(전후반 90분) 수당 55만원에 비해 12배도 못 미친다.

그렇다면 국내 심판들의 수당은 얼마정도 될까? 국제심판보다는 많다. 대한태권도협회 상임심판의 1일 수당은 2004년도까지 5만원, 지난해부터 2만원이 오른 7만원이다. 산하연맹 및 지방협회에서는 1일 3만원에서 5만원 정도 지급하고 있다.

FIFA가 지난 2002년 월드컵에 비해 100%이상 심판 수당을 인상한 이유는 엄청난 규모의 도박과 이에 따른 심판매수, 승부조작 등을 사전에 막기 위해서다. 이 때문에 월드컵 심판들은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지정된 호텔에서 외부와 철저히 차단된다. 전화통화 역시 금물.

태권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 등 메이저대회의 경우 심판들은 선수단들과 접촉을 하지 못하도록 숙소를 별도로 지정하고 단체이동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축구처럼 철저한 통제는 하지 않는다.

WTF 경기,심판부 한 임원은 “FIFA야 재정이 뒷받침 되니까 가능한 것 아니냐"며 "우리도 국제심판의 수당을 많이 지급하고 있지만 재정적인 여건이 뒷받침이 되지 않는다”고 말하면서도, 월드컵 심판들의 고액 수당에 대해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WTF는 국제대회에 위촉된 국제심판들에게 현지 숙식제공과 교통비를 지급하고 있다. 그리고 항공료는 각 회원국에서 지원받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를 포함한 일부국가의 경우 예산타령을 하면서 협회가 추천한 국제심판들의 항공료를 지원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국내 국제심판들의 불만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한 국제심판은 “다른 나라에서 온 심판들은 자국 협회에서 항공료를 포함한 격려금도 지원받는데, 대한태권도협회(KTA)는 격려금은커녕 항공료를 포함한 모든 비용은 자비로 참가해야 한다”고 푸념을 늘어놓았다. 또 다른 국내 국제심판은 “(국제심판 파견) 사실 규모가 큰 올림픽과 세계대회와 같은 국제대회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우선 심판의 자질도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 제도권과 얼마만큼 친밀하고, 평소 처세를 잘하느냐가 중요하다”고 국제심판 위촉에 객관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종목은 다르나 국제스포츠기구에서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는 국제심판들의 처우가 이처럼 큰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결국 인기종목과 비인기종목의 차이라 볼 수 있다. 4년마다 개최되는 월드컵은 자국 선수들의 참가여부를 떠나 전 세계가 주목하는 거대한 이벤트다. 지름 34cm의 공을 가지고 상대팀 골문에 넣는 단일종목에 미디어 전쟁이 시작되고, 동시에 기업들의 천문학적인 금전이 한곳에 쏟아지고 있다.

축구가 세계인에게 주목받고 인기를 얻는 비결은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경기규칙과 스타급 플레이어의 화려한 경기 등이다. 이는 하루아침이 이루어진 것은 절대 아니다. 체계적인 준비와 기획에 의해 완성된 작품이다. 전략적인 홍보와 스타 배출, 대기업과의 스폰서쉽, 미디어 노출 등 적극적인 마케팅을 활용해 지금에 이른 것이다. (끝)

                                                             [한혜진의 태권도 세상이야기 ㅣwww.ilovetk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