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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진의 태권도 세상/칼럼-태권도 산책

잘해도 욕먹는 종주국 태권도

- 작성일 : 2006년 12월 11일

[한혜진의 태권도 산책 ] “태권도가 오락이 아닌 이상 어떻게 재미있게 해줘야 할까”

태권도가 정말 재미가 없는 것일까. 국민들의 싸늘한 시선이 종주국 태권도를 또다시 위기에 몰아넣고 있다.

한국시간으로 11일(2006년 12월) 새벽, 우리나라 태권도대표팀 김학환(가스공사, 25)과 송명섭(경희대 4년), 이성혜(경희대 4년)가 도하 아시아게임 태권도경기에서 나란히 금메달을 따냈다. 대표팀은 남녀 16체급 중 12체급에 출전해 금 9개, 은 1개, 동 1개로 5연속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막내 진채린(리라컴고 3년)만 아쉽게 노메달을 기록했다.

앞서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7개를 목표로 했다. 결과 면에서는 당초 목표보다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국민들은 타국에서 고생한 우리 태권도 선수단들의 노고에 격려는커녕 냉랭한 비판을 쏟아 부었다. 그동안 선수들이 대회를 위해 고생한 것은 안중에도 없는 듯하다.

대표팀은 온 국민들의 기대에 부흥하기 위해 지난 수개월간 혹독한 훈련을 견뎌내고 마침내 결전의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 경기를 뛰었다. 그러나 선수들에게 돌아온 건 격려와 축하보다는 ‘재미없는 태권도’라는 비난일색이니 이를 지켜보는 선수들이 상심할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그동안 중앙 언론과 국민들은 대규모 국가대항전(올림픽, 아시안게임) 또는 정치적 행사(유명인사 동정)가 아닌 이상 태권도에 대해 그다지 큰 관심을 갖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이 과연 태권도를 욕하고 비판할 자격은 있는지.

이러한 외면 속에 태권도는 스스로 변화를 위한 각고의 노력을 하고, 선수들은 대중들에게 보다 가까이 갈 수 있도록 피와 땀으로 훈련을 해왔다. 제도권에서도 대중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매년 새로운 경기규칙을 내놓고 있다. 이때마다 선수들은 새 경기규칙으로 전술을 다시 세워야하는 혼란을 겪고 있다.

황경선 선수는 12일 한국에 도착해 “도하에서 인터넷으로 태권도가 재미없다는 기사와 네티즌들의 글을 봤다. 솔직히 마음이 많이 아팠다. 이럴 때 내가 왜 운동을 해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든다”며 “선수로서 국민들이 재미있으라고 운동을 할 수 없는 것 아니냐”며 일부 태권도가 재미없다고 주장하는 국민들에게 아쉬움을 토로했다.

현재의 태권도 경기는 분명 여러 가지 문제점과 풀어야할 숙제가 있다. 태권도 경기규칙을 개정하는 세계태권도연맹은 경기규칙을 변화하는데도 보다 체계적인 시험을 거쳐야 할 것이다. 또 아무리 재미있는 경기규칙으로 개정한다 하더라도 심판들이 정확한 판정을 하지 못한다면 무의미 하다. 각계 전문가들과 함께 대중들이 원하는 재미있고 박진감 넘치는 경기, 공정한 경기규칙으로 개정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검토와 연구를 해야 할 것이다. (끝)

[한혜진의 태권도 세상이야기 ㅣ www.ilovetk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