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부정 센서를 부착해 파문을 일으켜 세계태권도연맹(WTF)으로부터 3개월간 ‘출전정지’ 징계를 받은 대만의 양수쥔이 4개월여 만에 다시 한국을 찾았다.
징계에서 풀려나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방문했다. 당시 불법 센서가 부착된 전자양말을 착용하도록 지시한 류충달 코치(양수쥔 남자친구)는 20개월 자격정지를 받아 이번 대회 출전하지 않았다.
양수쥔을 비롯한 대만 태권도 대표팀은 27일 부산 김해공항을 통해 입국, 오후 ‘2011 WTF 경주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가 개최되는 경주에 도착했다. 코오롱호텔에 여장을 풀고 곧바로 현지 적응훈련에 돌입했다.
양수쥔은 담담했다. 지난 파문을 의식해서인지 대만팀 이외 외부와 접촉을 최소화했다. 움직일 때마다 개인 매니저가 붙어 다녔다. 가까스로 만나 이번 대회 출전에 대한 소감을 들을 수 있었다.
양수쥔은 “열심히 훈련했다. 다른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오로지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경기에만 전념하겠다”고 짤막하게 소감을 밝혔다.
전자호구 불법 센서를 부착한 양수쥔과 대만태권도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WTF 상벌위원회에 소환돼 ▷불법 장비 사용 건 ▷경기진행 방해건 등 2가지에 대해 조사를 받았다.
상벌위는 양수쥔의 불법센서 착용은 ‘의도적’이라고 확정했다. 그러면서 양수쥔에게는 ‘3개월 출전정지’를 처벌했다. 국제적으로 유망한 선수라는 점을 높이 평가해 세계선수권과 올림픽 세계예선전 출전에 문제가 없도록 징계수위를 낮게 책정했다.
당시 WTF 측은 “(양수쥔이) 역대 우수한 경기실적과 주재국 태권도 발전에 기여한 점을 감안했다”면서 “WTF는 국제스포츠기구로서 선수의 권익과 발전을 위하기 때문에 많은 배려를 했다”고 설명했다.
양수쥔이 출전함에 따라 여느 때와 달리 대만 언론에서 이번 세계선수권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 대만 언론인은 “대만에서 깊은 관심을 갖는 것은 사실이다”면서도 “우리의 포커스는 지난 전자호구 문제가 아니다.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실격돼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실력을 이번에는 떳떳하게 경기를 하는지를 볼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양수쥔은 아시안게임에서 실격 처리됐지만, 대만 정부는 다른 금메달 선수와 동일한 조건으로 포상금(한화 1억원 이상)을 수여했다. 또 한 팬은 순 금으로 만든 명예의 금메달을 제작해 선물했다. 그리고 대만의 국립 대북교육대학교에 태권도 담당 교수로 임용, 현재 선수와 지도자를 병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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