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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진의 태권도 세상/칼럼-태권도 산책

태권도 시도협회 장기집권과 권력화. 고인 물은 썩는다

연초부터 이슬람 국가를 중심으로 민주화 바람이 거세게 일고 있다. 수십 년 동안 권력에 짓눌려 힘없이 그저 순순히 복종하던 민초들이 폭발했다. 대표적으로 이집트 호시니 무바라크 대통령과 그의 일가(一家)다.


81년 이집트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 30년간 독재자로 8천만 이집트인을 군림했다. 풍부한 지하자원과 관광자원 등 아프리카를 대표하는 나라로 선진국에 가입할 만한 제반 요건을 갖췄지만, 무능한 국정운영으로 국민을 억압하고 가난으로 몰았다.

결국, 무바라크는 지난 2월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났다. 아니, 쫓겨났다. 아들과 친정부 세력은 모두 구속 수감 중이다. 무바라크는 구속을 앞두고 있다. 30년 권력이 하루아침에 수감자 신세로 전락했다.

서론이 길었다. 태권도계도 무바라크와 같은 인물이 있다. 같은 해 81년, 경기도태권도협회 전무이사로 입성한 안 모 전무이사를 말한다. 그는 오늘까지 30년간 국내 최대 시도태권도협회 실세로 군림해왔다.

경기도협회는 산하 31개 시·군에 1천2백여 회원 도장과 350여 초중고 태권도팀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최대 규모다. 이는 개인의 단체가 아니다. 공공의 단체다. 회원 누구에게나 동일한 조건으로 지원해야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그는 지난 30년 동안 경기도협회를 개인의 사조직처럼 운영했다. 자신에게 ‘충성’을 다하는 사람에게만 ‘감투’를 줬다. 눈에 벗어나는 행동을 하면, 자리를 빼앗고 내쳤다. 기득권에 빌붙어 기생하는 소인배들도 문제다.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게 약하하는게 공통적인 특징이다. 어쩌면, 이들이 기득권의 철옹성을 구축하는 주범이다.

수많은 경기도 내 소속 지도자들은 협회의 무원칙, 무개념 행정에 염증을 느껴왔다. 하지만, 침묵했다. 잘못된 행정과 정책에 반기를 드는 순간, 낙인이 찍히기 때문에 엄두를 내지 못했다. 대표적으로 도장운영, 승품·단심사, 대회출전 여러 부문에서 보복행위가 이뤄진다.

부정부패와 권력을 일삼는 국가는 국민이 편안하지 못하다. 태권도 단체도 마찬가지다. 그 아래에서 도장을 하는 지도자는 눈치 보느라 도장운영에 전념할 수 없다. 그래서 떠난다. 무개념 원칙의 도장등록비와 보복성 승단심사 등의 이유로 ‘비등록 도장’이 늘어나고 있다.

아무리 맑고 좋은 생명수라도 고이면 썩기 마련이다. 선진국은 임원의 임기를 ‘중임제’로 하고 있다. 그 이유는 부정부패와 기득권 형성 등을 막기 위해서다. 공공단체는 봉사하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 우리나라도 선진국이라면, 중임제로 제도를 전환해야 한다. 또한, 선거방식 역시 간선제에서 직선제로 전환되어야 한다. 이것만으로도 권력화를 견제할 수 있다.

경기도협회뿐만 아니라 모든 단체는 ‘경영공시’를 통해 회원들에게 정확하고, 투명한 운영 상황을 보고해야 한다. 당연히 의무화가 되어야 한다. 지금처럼 특정 기득권층에 한해 운영되는 것을 바로 잡아야 한다.

전국 16개 태권도시도협회 중 절반 이상이 특정인이 10년 이상 기득권을 잡고 좌지우지하고 있다. 앞으로 제2의 안 모씨가 나올 수 있다. 이 글을 읽고 불쾌한 감정을 갖는 시도협회 관계자라면, 이 글에 해당한다. 화를 내기 이전에 자신들의 지난 모습을 되돌아 보길 바란다.

또, 자신이 제도권 핵심의 태권도 전문가랍시고 “태권도가 위기입니다. 우리 태권도인이,,,”라고 갖은 폼 잡고 떠들기 전에, 자신이 속해 있는 협회가 어떻게 잘 운영되고 있는지 살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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