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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진의 태권도 세상/칼럼-태권도 산책

용인대 폭력사태 계기, 체육계 구타 관행 사라져야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2011-05-27 오후 6:44) ㅣ 추천수:0 ㅣ 인쇄수:0


경향신문 1962년 7월 20일자
1962년 경북의 모 국립대 사범대학 체육교육과에서 살인사건이 벌어졌다. ‘선배 대우를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하급생을 ‘차렷자세’로 세워놓고 때린 것이 급기야는 살인기합이 되고 만 사건이다. 이 사건은 단순한 학원 내의 불상사로 봐서는 안 된다는 당시의 여론은 사회적 문제로 주목을 끌만 했다. 

최근 국내 무도대학의 대표대학이라 할 수 있는 용인대 무도대학의 연이은 폭력사건은 50년이 지난 시점에서 새롭게 사회적인 이슈가 되고 있다. 

용인대 폭력사건이 일어난 시기에 다른 대학의 체육계열 학과 폭력사건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유독 언론은 용인대를 집중해서 보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용인대 사건의 보도에 대해 ‘마녀사냥’으로 해석하는 위험한 생각을 한 사람들도 많다. 대학 내에서 폭력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대학이 ‘진리탐구’를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용인대 무도대학은 더욱 그러해야 한다. 과거에 어찌하였든 구악과 폐습, 잘못된 관행은 어떠한 형태로든 바로 잡아야 한다. 

국내 최초 무도교육을 표방하고 설립된 대학이 바로 현재 화제의 중심이 되고 있는 용인대 전신인 대한유도학교였다. 60년이 넘은 역사를 가진 이 대학의 무도교육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익히 알려져 있다. 이미 용인대 무도대학 출신들은 무도에서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이런 무도대학에서 연이은 폭력사건이 발생한 것에 대해 그냥 넘기기에는 우리 사회가 가만두질 않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연이은 사건 중에는 학생들도 문제지만, 이를 방관한 대학교수도 포함되어 있었다. 단순한 실수로 넘기기에는 너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문제는 무엇보다 사건 이후 미온적인 학교의 태도다. 무도정신이 무엇인지를 보여주기는커녕 행정적인 절차만을 강조하고 제시하는 것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니 폐단이 끊이지 않고 재발하는 것이다. 

제자가 일을 저질렀을 때 스승은 과연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 대학의 책임자인 김정행 총장은 무도인이자 이 대학에서 17년 이상 총장으로서 책임을 지고 있다. 과연 김정행 총장은 이번 폭력사건에 대해 어떠한 생각을 가졌는지 궁금하다. 일부 언론에서는 인터뷰를 거부하는 김 총장의 모습에 대해 ‘책임’과 ‘무도정신’을 빗대어 비판했다. 

국가위원회의 2010 운동선수 인권상황실태조사에 따르면, 대학생활 중 구타와 기합, 욕설과 관련된 폭력을 경험한 적이 있는 학생이 90%에 이른다는 결과가 있다. 선배들이 대접받기 위해 하급생들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다시 하급생은 시간이 지나 가해자로 돌변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해 전국의 체육대학이 당연한 풍조처럼 인식되고 있다는 사실은 체대폭력이 만연해 있음을 알 수 있다. 

또, 마치 단체의 응집과 단합을 위해 폭력이 당연히 필요하다는 인식도 버려야 한다. 언론과 경찰에 알려지면서 가해학생도 피해학생도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다며, 선배가 후배에게 잘되라고 때렸다며 피해학생들이 되레 정신적 고통을 받는 어이없는 현상들도 있다. 

철저하리만큼 종속적인 인간관계를 만들어 건 것이다. 과연 대학이 이러한 종속적 인간관계에서 창의력과 진리를 탐구할 수 있을까에 대해 의문이다. 대학은 분명히 다르다. 체육대학이라고 다를 바 없다. 

전국대학의 모든 체육관련학과와 무도관련학과 등이 이번 용인대 폭력사건을 반면교사 삼아 한층 성숙한 모습으로 변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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