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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진의 태권도 세상/칼럼-태권도 산책

바람 잘 날 없는 태권도계의 씁쓸한 여름이야기

<무카스뉴스 = 한혜진 기자> (2007-07-27)

[한혜진의 태권도 산책]


<무카스뉴스 = 한혜진 기자>
장마가 끝나자 무섭게 찌는 듯한 폭염이 엄습했다. 불쾌지수가 높아져 사람들의 신경이 예민해지고 있다. 컴퓨터도 여름에는 더욱 많은 열을 내품는다. 취재하는 기자의 뛰는 발도 머리도 열이 잔뜩 이다.

기자는 올 여름만큼은 독자들에게 흐뭇한 소식들을 전달하리라 결심했다. 하지만 이놈의 태권도계는 바람 잘 날 없이 일이 터지니 씁쓸하기만 하다. 대의적인 관점에서는 태권도 발전을 위해서라지만 마음 한 구석이 편치 않은 게 사실이다.

그동안 소문으로만 무성하던 태권도 경기 사전 승부조작설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대한태권도협회(회장 김정길) 핵심 간부인 전무이사가 특정 팀을 미뤄주기 위해 심판부를 조종했다는 것. 다른 한편에서는 소속 팀 선수들이 불리한 판정을 받지 않도록 해달라며 선임 심판들에게 뇌물을 돌린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결국 전무이사는 사태에 대한 책임을 안고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결심했다.

국기원(원장 엄운규)은 오랫동안 사무국 주도권을 놓고 갈등을 빚던 핵심 간부 2명이 마침내 대기발령 조치됐다. 이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구성된 조사위원회는 조사과정에 많은 허점을 노출하면서 장기전으로 치닫고 있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비위를 주장하면서 법적 공방도 진행하고 있다.

국기원 연구소(소장 이규석)는 ‘도장경영 활성화세미나’를 개최하는데 정작 참석해야할 일선 지도자들에게 홍보를 하지 않아 전국에서 단 10명만이 참석하는 웃지 못 할 상황이 연출됐다. 급기야 연구소는 지난 6월부터 이번까지 세 차례나 약속을 어기며 행사일정을 또 주말로 연기했다. 오랫동안 세미나를 준비한 연구원들과 지방에서 올라온 일선 지도자들은 허탈한 표정을 지으며 연구소 측에 불만을 토로했다.

세계태권도연맹(총재 조정원)은 지난 25일 국빈 방한한 인도네시아 대통령에게 자국 태권도 발전에 힘써달라는 의미에서 태권도 명예 9단증을 수여했다. 취지는 좋았다. 하지만 국기원을 비롯해 태권도계에서 볼멘소리가 이어졌다. 국기원 단증이 아닌 WTF 자체 단증이 수여했기 때문이다.

중앙 단체 이외에도 경기도, 충남, 대전 등 지방태권도협회가 해당 지방검찰청으로부터 집중수사를 받고 있다. 조사에 초점은 공금횡령 및 승품단심사에 관한 내용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태권도를 대한민국 대표브랜드로 성장시키기 일환으로 현재 문화관광부 주도로 중장기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그런 반면 태권도계는 발전을 위한 구상보다도 기득권 논리와 밥 그릇 싸움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런 결과 경기 침체로 불황을 겪는 있는 일선 태권도장은 희망을 기대해야 할 제도권이 차라리 없어졌으면 하는 불신감으로 가득 차 있다.

KTA와 국기원은 스스로 자정운동을 위해 내부적으로 진상조사를 실시한다고 하였다. 대외적으로 알려진바 공정하고 객관적인 조사로 더 이상 태권도계에 파열음이 생기지 않도록 철저하게 진행해야 할 것이다. (끝)

<출처 - ⓒ무카스뉴스 / http://www.mookas.com>

[한혜진의 태권도 세상 이야기 ㅣ www.ilovetk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