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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진의 태권도 세상/칼럼-태권도 산책

국기원 단증의 가치를 향상 시켜라

 
<무카스뉴스 = 한혜진 기자> (2007-04-05)

[한혜진의 태권도 산책] 유럽-아프리카 연맹 자체단증 발급 가시화
 


무카스뉴스 한혜진 기자
한동안 잠잠하던 대륙연맹 자체단증 발급이 최근 또다시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세계태권도연맹(총재 조정원, WTF) 산하 유럽태권도연맹(회장 파라갈로스, ETU)이 다음 달부터 자체단증을 본격적으로 시행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ETU가 자체단증을 발급한다고 나선 배경에는 재정난을 타개하기 위한 생존전략이 크다. 이면에는 국기원 단증에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한 점과 종주국 한국에 대한 반한정서도 어느 정도 작용하고 있다.

2007년 2월 기준, 국기원에서 발행된 유단자는 국내가 6,163,550명으로 전체 93.4%, 해외가 434,484명으로 전체 6.6% 등을 각각 차지하고 있다.
 
국내외 태권도 유단자는 약6백3십만 정도. 해외에 비해 국내가 월등하게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흔히 태권도는 세계 182개국에서 7천만 인구가 수련한다고 한다. 과연 그럴까. 전체 수련인구 중 국기원에 등록된 유단자는 채 10%가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나머지 90%가 유단자가 아닌 일반 수련생이란 말인가. 해외의 경우 이미 오래전부터 각 국가별, 도장별, 연합체 등에서 자체단증을 발급해오고 있다.

국기원은 이 부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안일한 자세로 해외 승단 신청명부만 기다린다면 머지않아 국기원은 세계태권도 중앙도장으로서 그 영향력을 모두 잃게 될 것이다. 태권도 종주국이라는 대의명분을 내세워 태권도 단증은 반드시 국기원에서만 발행해야 한다는 논리는 이제 통하지 않는다. 국내만 해도 이미 몇 해 전부터 유사단체들이 단증을 발행하고 있지 않는가.

국기원은 이번 계기를 통해 대외적으로 신뢰를 잃은 단증의 가치를 향상시킬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단증의 가치가 올라간다면, 자연스럽게 외국에서도 국기원 단증을 찾을 것이다.

현재로서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다. 이미 해외 태권도 지도자들을 비롯해 한인사범들 마저 국기원 단증을 불신하기 때문. 신뢰성 회복을 위해서는 다각적인 준비와 노력이 필요하다.

첫째는 해외 각국을 순회하며 기술교육 및 보수교육을 전개해야 한다. 한국에서만 실시되는 교육을 해외로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각 대륙 및 중요 국가에 지원을 설립, 행정 효율을 높이고 집중적인 관리체계로 전환하는 것이다.

셋째는 국기원 브랜드 이미지 강화다. 해외 수련생들 중 국기원을 아는 수련생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세계태권도본부라는 상징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다각적인 홍보활동을 확대해야 하겠다. 이밖에 많은 노력들이 필요하다.


특히 이 가운데 해외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기술교육과 세미나는 점차 확대해 지속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 최근 몇 년간 국기원 품새 및 기술동작이 개정되었음에도 해외에서는 이를 모르고 있다. 그렇다면 각 대륙을 순회하면서 기술을 보급하고, 동시에 국기원도 알리는 작업을 병행해야 하겠다.

국기원은 지금 당면한 하나의 위기를 통해 세계 태권도를 한 단계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로 바꾸어 나가는 지혜가 필요할 때다. 수동적인 자세는 절대 이 상황을 변화시키기 어렵다.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강도 높은 자구책을 마련,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태권도본부로 거듭나길 바란다. (끝)

<출처 - ⓒ무카스뉴스 / http://www.mookas.com>

[한혜진의 태권도 세상 이야기 ㅣ www.ilovetk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