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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성원의 태권도와 길동무/서성원의 퀘변독설

새로 태어난 국기원, TF팀의 문제와 과제?

"TF팀에게 주어진 권한만큼 그에 따른 책임도 져야"

태권도진흥법에 의거 민간단체인 재단법인으로 운영되던 국기원이 정부산하 단체인 특수법으로 전환되었다. 국기원 전경.


△TF팀을 왜 구성해야 하는지 △각 위원회는 무슨 일을 어떻게 할 것인지  

△각 위원회의 위원장과 위원은 어떤 기준으로 선임하는지 

△ 각 위원회가 내놓은 결과물은 어떻게 집행하는지에 대한 공식 발표가 없어 불신 키워

특수법인 국기원이 새 출발을 하기 위해 태스크포스(TF) 팀을 구성하고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다. 국기원발전전략위원회'라는 명칭으로 구성된 TF팀은 △구조개혁위원회 △예-결산위원회 △정책개발위원회로 나눠 각 위원회별 5-7명의 전문가를 위원으로 선임했다.

강원식 원장은 지난 17일 열린 구조개혁위원회 첫 회의에 참석해 "국기원이 특수법인으로 급격히 전환되어 내부개혁을 담당할 TF팀을 직원들로 구성할 수 없어 전문가 집단으로 각 위원회를 구성하도록 했다"며 "개인의 실리가 아닌 진정한 태권도의 이익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올바른 결정을 내려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처럼 국기원이 재단법인 체제를 마감하고 '새판 짜기'에 돌입하자 국내외 태권도인들은 국기원이 어떤 모습으로 변모할 지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이 같은 여론을 인식한 듯 국기원의 한 관계자는 "국기원 발전을 위해 TF팀을 구성해 열심히 하고 있으니 좋게 봐 달라"며 기자들에게 농(弄) 섞인 진담을 건넸다.

국기원에 관심이 많은 태권도인들은 "이번 기회에 국기원이 안고 있는 문제들을 밖으로 끄집어내 개선책을 강구해야 한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우선 구조개혁-예‧결산-정책개발 등 3개 분야로 나누어진 TF팀의 인적 구성원에 대한 아쉬움이 새어나오고 있다. 일종의 '자격 시비'인 셈인데, 그동안 쌓여있던 국기원의 문제와 폐단 등을 제대로 알고 있거나, 그것도 아니면 그 분야에 능통한 전문가여야 하는데 몇 몇 사람들은 그 기준과 자격에서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익히 알다시피 TF팀은 정규조직이 아니라 특정 임무를 달성하기 위해 임시로 편성된 그룹을 말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 조직의 실상을 꿰뚫고 있다거나 그 분야에서 '전문성'이 검증된 사람들이 위원장과 위원으로 선임되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특수한 임무'를 수행할 자격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각 위원회를 면밀히 살펴보면 고개를 갸우뚱하지 않을 수 없다. 벌써부터 "어, 이 사람이 왜 위원장이 됐지", 혹은 "이 사람이 무슨 일을 한다고 위원이 됐어"라는 냉소가 들리고 있다.

이를 두고 강 원장과 각 위원회의 위원장과 위원들은 '열심히 하려고 하는데, 왜 사사건건 시비를 거느냐'며 볼멘소리를 할 지도 모른다. 또 사심을 버리고 국기원 발전을 위해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며 반론을 제기할 수도 있다.

하지만 국기원을 바라보는 시선이 예사롭지 않은 요즘의 현실을 감안하면, 위원장과 위원들을 선임하는 폭과 과정을 좀더 폭넓고 투명하게 하고, 전문성을 강화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한 가지 더 아쉬운 것은 TF팀을 왜 3분야로 나눴는지, 그리고 어떤 일을 중점적으로 하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리는 데 소홀했다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이런 저런 억측과 잡음이 새어나오고 있다.

이는 국기원 집행부가 자초했다고 본다. 사전에 △TF팀을 왜 구성해야 하는지 △각 위원회는 무슨 일을 어떻게 할 것인지 △각 위원회의 위원장과 위원은 어떤 기준으로 선임하는지 △ 각 위원회가 내놓은 결과물은 어떻게 집행하는지에 대한 공식 발표가 없어 불신을 더 키운 것 같다.

물론 국기원 집행부 입장에서는 밖으로 유출되지 말아야 할 여러 가지 기밀 등을 염려해 조심스럽게 접근할 수도 있다. 그리고 이런 저런 사안을 공개해 봤자 혼란만 가중된다고 여길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강 원장이 평소 강조해온 투명성과 보편성, 개방성과는 거리가 있다. 국기원이 가야할 새로운 방향성을 모색하는 중차대한 일을 TF팀이 하고 있는데, 위원 선임 과정부터 무슨 기밀을 다루 듯 쉬쉬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 자체를 마뜩찮아 하는 태권도인들이 적지 않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개인의 실리가 아닌 진정한 태권도의 이익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올바른 결정을 내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한 강 원장의 말이 제대로 실현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TF팀은 권한이 주어진 만큼 그에 따른 책임도 명확하게 져야 한다. 문제점을 끄집어내서 이건 이렇게 해야 하고, 저건 저렇게 해야 한다고 호통만 칠 것이 아니라 제대로 결과물(개선책)을 제시했는지 책임을 져야 한다.

혹여 TF팀의 역할이 끝난 후 속담을 빗대 "빈 수레처럼 요란했다", "투명성과 보편타당성이 결여됐다"는 등의 뭇매를 맞지 않길 바랄 뿐이다.


[by 서성원의 태권도와 길동무하다 - 퀘변독설]

                       [태권도와 마샬아츠의 오아시스 - 태마시스 ㅣ www.taemasis.com]

서성원 기자는 15년차 태권도 전문기자로 활동하고 잇으며, 현재 <태권라인> 편집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