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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성원의 태권도와 길동무/서성원의 퀘변독설

태권도 안정과 국기원 미래를 위해서는?

"지난날 앙금과 반목 털어버리고
태권도 안정과 국기원 미래를 위해 화해해야"


두 사람은 현재 특수법인 국기원 첫 원장과 재단법인 국기원 마지막 원장으로 대척점에 서 있다. 이들이 국기원을 둘러싼 현안을 어떻게 인식하고 행동하느냐에 따라 태권도 제도권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을 10년 넘게 곁에서 지켜본 기자의 간절한 바람은 태권도계 안정과 국기원 변화라는 대전제 속에 두 사람이 화해하길 바라고 있다. 그동안 생각과 노선이 달라 앙금과 반목, 질시가 가슴 한켠에 켜켜이 쌓여 있더라고 현재 국기원이 처한 현실을 냉정하게 판단해 '통합'과 '화해'라는 큰 틀 속에서 두 사람 모두 '승리자'가 되었으면 좋겠다.

두 사람은 태권도를 바라보는 인식과 가치관 등 여러 면에서 다른 것이 많다. 성격도 기질도 정서도 다르다. 1990년대 초, 고단자회를 통해 인연을 맺은 두 사람은 1996년부터 2002년까지 태권도신문 발행인과 사장으로서 한솥밥을 먹었다. 서로의 생각과 성향을 절충하고 존중해주면서 7년 가까이 '정치적 동거'도 했다.

강원식(74)과 이승완(72), 이승완과 강원식. (C 태권라인)


결국 김운용씨를 바라보는 관점과 태권도 현안 등을 놓고 충돌한 끝에 2002년 11월, 불편하게 헤어져 법적 다툼을 하며 서로를 적대시했다. 하지만 2006년 두 사람은 법적 공방을 멈추고 다시 '인간적인 관계'를 맺었다. 함께 식사도 하며 예전의 관계를 회복하는 듯했다.

하지만 2009년 봄, 홍준표 대한태권도협회장이 국기원 이사장을 하려고 하자 강 원장이 전면에 나서 반대하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또 다시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당시 강 원장은 이 원장이 자신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홍 회장을 부추겨 국기원 이사장에 앉히려고 한다며 맹비난했다. 이 원장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강 원장의 과거 행적을 들추며 남을 비난할 자격이 없다며 맞받아쳤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후 두 사람은 (특)국기원 첫 원장과 (재)국기원 마지막 원장으로 다시 만났다. 시쳇말로  미운정과 고운정이 뒤섞여 있는, '애증의 관계' 속에서 다시 만났다.

강 원장은 "먼저 화해의 손길을 내밀겠다"며 (재)국기원이 말소됐다고 해서 무리수를 두지 않겠다고 했다. 이 말은 이 원장의 처지를 충분히 배려하며 원만하게 국기원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는 의지다. 

이 원장도 태권도진흥법 개정법률안 효력정지가처분 결과에 미련을 가지면서도 합리적으로 국기원 문제를 해결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또 비굴하게 원장직에 집착하지 않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이는 사적인 욕심에 얽매여 대의명분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지 않겠다는 이 원장의 소신으로 읽힌다. 그동안 보여준 이 원장의 '통 큰' 스타일을 봤을 때, 시중에 떠도는 말처럼 째째하고 속 좁게 국기원 문제를 풀어나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은 9일 점심식사를 함께 하며 국기원의 미래에 대해 숙의할 예정이다.  두 사람의 의견 조율에 따라 이르면 이번주 금요일 또는 다음주 월요일에 (특)국기원이 (재)국기원으로부터 순조롭게 인수인계를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제 두 사람은 국기원 전 원장과 현 원장이기 전에 태권도의 앞날을 고심해야 할 원로다. 태권도의 안정과 국기원의 미래를 위해 그동안 켜켜이 쌓여 있던 앙금과 반목을 훌훌 털어버리고 두 손을 맞잡기를 기대해본다. 그것이 태권도 원로다운 모습이지 않을까?

5년 후, 아니 10년 후 후진들은 두 사람의 대승적인 결단과 화해에 대해 역사적인 평가를 내릴 것이다.

[by 서성원의 태권도와 길동무하다 - 퀘변독설]

                       [태권도와 마샬아츠의 오아시스 - 태마시스 ㅣ www.taemasis.com]

서성원 기자는 15년차 태권도 전문기자로 활동하고 잇으며, 현재 <태권라인> 편집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