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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진의 태권도 세상/칼럼-태권도 산책

총성없는 전쟁터

- 작성일 : 2005-06-11

[한혜진의 태권도 산책] 소년체전, 교육의 장(場)이 될 수 있는 대회로 정착되길!


“‘몸도 튼튼, 마음도 튼튼, 나라도 튼튼’ 표어 아래 지(智), 덕(德), 체(體)를 연마하는 전인교육의 광장 전국소년체육대회(이하 소년체전)”. 대한체육회가 주관하고 교육인적자원부가 올해부터 후원, 꿈나무 청소년에게 기초적인 스포츠를 보급하고 스포츠 정신을 고취, 학교체육의 활성화는 물론 체육 인구의 저변 확대 및 생활체육 기반을 조성하고 우수선수의 조기 발굴을 통한 스포츠 국제경쟁력 강화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지난 72년부터 시작된 된 소년체전은 그동안 선수단들의 지나친 승부에 대한 과욕과 경쟁으로 ‘총성 없는 전쟁터’를 방불케 하고 있다. 이로 인해 어린 꿈나무 선수들의 중심의 장(場)이 어른들의 사욕으로 멍드는 장(場)으로 퇴색(退色)돼 안타까움을 전하고 있다. 이 문제는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매년 체전기간이면 각 시도 임원 단이 일제히 대회장에 방문, 지역에 따라 강제응원 등을 불사하며, 이러한 만연된 병폐가 지속돼 체전이 안고 있는 모순이기도 하다.

각 시도별 대표선수 및 지도자들은 이 대회를 위해 전년도 겨울부터 몇 차례의 선발전을 통해 시도대표 자격을 갖게 된다. 이후 몇 개월간의 힘든 훈련을 거친 뒤에야 이 대회에 출전한다. 부상을 딛고 대회에 참가한 선수, 무리한 체중감량으로 힘없이 경기장에 들어선 선수,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의기를 다지는 등 각기 선수들마다 다양한 특성과 사연이 숨어있다. 또한 선수들 이상으로 긴장되는 건 지도자들도 예외는 아니다. 답답한 마음에 경기장 밖에 나와 쉴 새 없이 내 품어대는 담배. 그리고 대회 운영부의 간곡한 부탁에도 불구하고 경기장 주변곳곳에서 선수에게 갖은 욕설과 구타를 가하는 지도자들의 모습들을 지켜봐야 했다.

이러한 대회가 과연 청소년 꿈나무들의 축제의 장인가? 총성만 없을 뿐이지 과욕으로 가득한 전쟁터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다행히 과거보다는 태권도 경기장의 질서와 문화가 날로 변하고 있다. 또한 말썽꾼으로 늘 도마에 오르던 소년체전과 전국체전도 지난해부터 많이 호전되었다는 평가다. 하지만 판정시비에 대한 폐단은 끊이지 않고 있어 적절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 석연치 못한 판정으로 외면당하는 심판, 반면 불필요한 항의로 판정시비를 일으키며 경기장 질서를 혼란하게 하는 일부 지도자들. 이는 심판원의 자질과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하기에 앞서, 양측간의 해결해야할 숙제로 개선점을 모색해야 하겠다.

위화감을 조성하는 경기장의 질서대책 과연 효과적인 운영이 되고 있는가? 경기장의 질서와 주변 환경을 담당하는 기술심의회 ‘질서대책부’. 이들의 주요업무는 순조로운 대회 운영을 위해 경기장 주변의 질서를 담당하는 것. 하지만 이들은 작은 일이든, 큰일이든 잔뜩 찌푸린 인상과 함께 무력적으로 경기장을 찾은 사람들과 일부 선수와 지도자들에게 반감을 사고 있다. 특히 소년체전과 전국체전 기간에는 약간의 소동도 민감하게 반응하며 괜한 오해의 소지를 불러오곤 한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고 화 못 낸다. 경기장의 봉사자로서 부드러운 운영으로 변화해 보는 건 안 되는 것인지? 꼭! 강압적이어야 경기장 질서가 잡히는지 의구심이 든다. 밝고 화사한 경기장의 진행자로 변화기를 기대해 본다. (끝)

[한혜진의 태권도 세상이야기 ㅣ www.ilovetkd.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