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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진의 태권도 세상/칼럼-태권도 산책

태권도, 이제는 정신 차릴 때

-작성일 : 2005-07-13

남북태권도 통합이 WTF와 ITF통합 아니다

지난 8일 오전 2012년 런던 올림픽 종목을 결정하는 투표가 싱가포르에서 있었다. 총회 투표결과 태권도가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었고, 그동안 긴장했던 관계자들은 태권도의 개혁론에 큰 힘을 몰아 주고 있다. 그동안 태권도 퇴출이라는 싱가포르 괴담뿐만 아니라, 국내 관계자들 역시 불안과 긴장의 연속이었다. 결과는 Taekwondo… included였다. 이 말이 나온 순간 모두들 안도의 숨을 쉴 수 있었다.

한숨을 돌이킨 이후 지금 태권도는 온통 남북 태권도 통합에 초점을 두고 기고만장한 모습이다. IOC에서 제기한 문제점 극복은 어디로 가고 남북태권도의 통합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역시 순수 체육행정가나 스포츠 외교전문가가 아닌 정치인들이 개입되어 있기때문은 아닌가 생각된다.

특히 남북태권도통합이 마치 WTF와 ITF의 통합인 것처럼 해석하는 모호한 분위기도 연출되고 있다. 언론은 서로 다투어 WTF와 ITF의 통합이 남북한 태권도통합으로 묶어 해석하고 있는가 하면, 2001년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위원장이 합의와 김운용씨 시절에 장 웅씨와의 서면 합의가 남북태권도통합의 문제를 떠나 WTF와 ITF의 통합처럼 확대 해석하기도 한다. 하지만 지금 ITF 가맹국들을 유심히 살펴보면, 북한의 장 웅체제의 ITF보다 최중화체제의 ITF가 더 크다는 것을 먼저 이해해야 할 것이다.

지금 KOC나 WTF에서 논하고 있는 태권도는 국제기구의 통합문제가 아닌 남북한 태권도의 통합으로만 해석해야 한다. 남북태권도가 통합된다고 양분화된 세계의 태권도가 통합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알아야 할 것이다. 남북한 태권도가 통합되었다 하더라도 ITF태권도는 최중화체제로 존재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편, 이번 IOC총회결과 2012년까지 태권도는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살아 남았다. 중국과 일본의 집요한 로비 속에서도 아직은 불안하기는 하지만 아직은 살아남을 힘은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 태권도의 개혁에 대대적인 힘을 몰아 주지 못한다면 앞으로의 올림픽 태권도는 존재하지 못할 수 도 있다.

우선 태권도의 국제기구인 WTF본부가 한국에 있을 이유가 없다. 아직은 조정원체제로 한국인이 총재인 이유로 본부가 한국에 있지만, 앞으로 한국인중심의 세계태권도연맹이 아닌 세계인의 세계태권도연맹이 되어야함은 당연한다. 이미 유도가 박용성체제로 회장단이 구성되면서 일본이 아닌 한국에 본부가 있듯이, 태권도도 영원한 종주국의 소유물이 아님을 인지해야 할 것이다.

또한, IOC에서 문제제기한 판정시비, 재미없는 태권도, 미디어노출 미비 등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무도로서의 태권도가 아닌 스포츠로서의 태권도에 많은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이번 총회에서 WTF에서 제출한 ‘개혁보고서’가 없었더라면 퇴출되었을 가능성도 있었다는 말이 있다. 2012년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던 문건인 만큼 현 집행부가 추진하는 태권도개혁에 힘을 몰아 주어야 할 것이다. (끝)

[한혜진의 태권도 세상 이야기 ㅣ www.ilovetk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