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세계태권도한마당대회 ‘팀 대항전’에 출전한 상당수 출전 팀이 경기 판정에 대한 불만과 아쉬움을 토로했다.
세계태권도한마당대회(이하 한마당)에서 대학팀의 최대 자존심 대결은 ‘팀대항 종합경연’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대다수 대학팀이 새롭게 바뀐 ‘팀 대항전 경기규칙’에 대해 많은 아쉬움을 표현했다. 점수가 어떤 규정으로 측정되는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실제 강력한 우승후보로 거론되었던 팀들이 모호한 경기규칙으로 예선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만 했다. 태권도 경연대회에서 가장 권위 있는 한마당 대회이기에 많은 준비를 해왔던 선수들인지라 아쉬움과 허탈감은 더욱 크게 받아 들였다.
대회조직위원회 측은 경기 전 6월 경기규칙에 대한 설명회를 열었으나 참석률이 저조, 대부분 출전팀과 선수들이 경기규칙에 대해 완벽하게 숙지하지 못했다. 그나마 참석한 선수들은 어느 정도의 규정을 숙지했으나, 짧은 시간 내에 바뀐 규정이 참가자에게 명확하게 전달되지 못했다.
대회 심판조차도 명확하게 규칙을 숙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채점을 하다 보니 점수에 대한 명확한 근거를 찾지 못했다. 때문에 기술의 난의도와 신기술, 예술성보단 송판격파 갯수가 승패를 좌우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사실 이번 대회에서는 심판이 더욱 정확한 판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하기위해 ‘종목별 세분화 교육’을 실시했다. 팀 대항전 심판교육은 정재환 교수(조선대학교)가 맡아 총14명의 심판을 교육 했다. 취지는 좋았지만 교육시간이 짧았을까. 규정을 완전히 숙지 못한 심판들이 종종 눈에 띄었다. 때문에 경기채점시간도 많이 소요됐다.
한마당 대회는 ‘축제의 성향’을 가지고 있다. 대회의 승부도 승부지만, 다양한 볼거리를 충족시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특히 ‘팀 대항전’은 이런 볼거리를 충족시킬 수 있는 화려한 경연이다. 단연, 인기 부문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예선 첫날, 각 참가팀은 새로운 기술 시도와 예술성, 창의성을 맘껏 뽐냈다. 때문에 격파의 정확도는 조금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격파의 정확도가 점수의 큰 영향을 끼치는 이번 규정 때문에 새로운 기술시도를 했던 각 팀들은 저조한 점수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예선 첫날의 경기 후 심사규정을 파악한 각 팀은 기술의 난이도를 낮게 조정, 화려함보다는 정확성에 초점을 맞추게 됐다. 이 때문에 더 멋진 경연을 볼 수 있었던 관중들이 아쉬운 상황이 되었다.
이런 조건 속에서도 멋진 경연으로 ‘경희대학교’와 ‘대불대학교’가 공동우승을 차지하면서 세계 태권도인에게 태권도 종주국 다운모습을 실력을 보여줘 많은 박수와 찬사를 받았다.
하지만, 여기서 가장 큰 문제가 일어났다. 경희대와 대불대의 공동우승은 조직위원회의 ‘실수’로 인해 벌어진 일이기 때문이다.
문제의 발단은 이렇다. 결선 첫 번째 주자로 출전한 대불대는 82.9점을 기록했다. 마지막 출전 팀인 경희대는 완벽에 가까운 경연으로 사실상 우승을 확정짓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점수는 79점. 3위를 차지했다. 사전 제출한 순서가 뒤바꼈다는 이유로 감점을 받았다.
마음을 졸이면서 7팀의 경연과 점수를 지켜보단 대불대 선수단은 마지막 우승후보의 3위 결과가 발표되자 환호했다. 경희대는 심판결과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다. 결국, 소청을 제기했다. 소청위원회는 경희대 소청을 받아 들였다. 결과는 ‘공동우승’이 되었다.
경희대가 소청한 내용은 ‘수정한 경연프로그램’ 을 제출했지만, 조직위에서 ‘수정 전’ 프로그램을 가지고 점수를 책정해 점수가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조직위는 한마당대회 출전 신청서를 7월 7일부터 7월 15일 까지 접수받았다. 경희대는 7월 7일 경연프로그램순서를 작성해 신청하였고, 이후 수정된 부분이 있어서 7월 15일 최종 수정 본을 제출했다.
최종 수정본으로 점수채점을 해야 하는 심판이 15일자 수정본을 확인하지 못하고, 수정전인 7일자 경연프로그램을 가지고 점수를 책정했다. 명백한 조직위원회의 ‘실수’로 밝혀졌다. 경연의 순서가 틀릴 경우 점수를 감점하게 되어있기 때문에 경희대 팀의 소청사항이 받아들여졌다. 감점되었던 4점이 무효로 판정되면서 기존 79점에서 83점으로 점수가 올라 경희대의 ‘단독우승’이 되었다.
하지만, 이미 결과를 공표한 터라 경희대와 대불대의 협조를 받아 공동우승으로 일단락 됐다.
엉겁결에 ‘공동우승’을 하게 된 대불대 김태완 코치는 “경희대 경연은 훌륭했고 경기판정에 대한 소청은 당연한 권리를 주장했다. 하지만 조직위원회의 실수는 좀 아쉽다”라고 말했다.
경희대 김낙현 시범단장은 “정당한 결과이지만, 대불대 팀에 미안한 마음이 든다. 서로 멋진 경연으로 경쟁해 좋았다”고 말해 서로의 팀을 인정하는 태권도인 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세계인의 태권도 축제인 세계태권도한마당대회에 판정 실수와 미숙한 경기진행으로 인해 아쉬움을 남게 했다. 내년에는 한마당 개최 이전에 더욱 철저한 준비로 올해의 실수가 반복되지 않길 바란다.
[무카스미디어 = 권영기 인턴기자 ㅣ haeny@mookas.com] <저작권은 ⓒ무카스미디어 / http://www.mookas.com에 있습니다. 따라서 무단전재 및 재배포가 금지 되어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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