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무카스미디어/NEWS - 태권도

0.02점 차이의 통한의 눈물

우즈베키스탄 남녀혼성 선수


한 편의 드라마 같았다. 품새 대회는 경기가 끝날 때까지 안심할 수 없다. 우승을 확신하고 감격해 울다가 너무 기뻐서 웃다, 그러다 선두를 빼앗겨 눈물을 삼켜야 했던 사연이다. 이번 세계품새대회에 아깝게 금메달을 놓친 주최국 우즈벡 선수의 사연이다.

9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유니버살 스포츠 팰리스 우즈베키스탄 체육관(Universal Sports Palace Uzbekistan)'에서 열린 ‘제5회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 이틀 날 경기에서 주최국 우즈벡 남녀 혼성팀(Pair)이 결선에서 우승을 확신했다가 뒤늦게 역전을 허용했다. 선수뿐만 아니라 대다수 관중과 현장 관계자들도 우승을 기정사실 했다.

남녀가 짝을 이뤄 겨루는 이 부분은 우즈벡이 대회전부터 유일하게 금메달을 기대했다. 실제 경기에서 그 실력을 과시했다. 홈 관중들의 열렬한 응원을 받으며 완벽한 기술을 구사했다. 큰 실수 없이 좋은 모습으로 모든 경기를 소화했다. 게다가 홈어드밴티지를 얻어 우승을 기대할만 했다.

예선과 본선에서 좋은 경기를 보인 우즈벡 혼성팀은 예상대로 결승에 안착했다. 8팀과 최고 높은 점수를 높고 치러지는 결승은 손에 땀을 쥐게 했다. 가장 경쟁상대인 이란과 터키 팀이 먼저 7.387점과 7.43을 기록했다. 8팀 중 7번째로 출전한 우즈벡 팀은 7.48(7.5/4.49)점으로 두 팀을 누르고 1위에 올랐다. 일순간 경기장은 한동안 탄성이 이어졌다. 우승의 향연이 펼쳐진 것이다.

우승을 확정짓고 흥분을 감추고 경기장을 빠져나온 선수들은 경기장을 빠져나왔다. 잠시 후 감독과 선수가 부둥켜안고 한참을 울었다. 선수들은 자신들을 우승으로 이끌어준 백문종 감독(우즈벡국립체육대, 교수)에게 감사하다며 계속해 인사를 했다. 옆에서 취재를 하던 기자도 이 광경이 너무 아름다워 눈물이 날 정도였다.

경기는 그렇게 끝난 줄 알았다. 그러나 잠시 후 마지막 경기에 출전한 베트남 팀이 7.50점을 기록하며 우즈벡을 0.02점차로 누르고 1위 기록을 탈환했다. 조금 전까지 흥분에 차있던 경기장 분위기는 차갑게 가라앉았다. 이 사실을 확인한 우즈벡 선수는 눈이 붓도록 통곡했다.

우즈벡 국가대표팀 백문종 감독은 “여태껏 태권도 경기장에서 우즈벡이 단 한 번도 국가를 들어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이번에야 말로 꼭 금메달을 딸 수 있도록 훈련을 많이 했었다”며 “많은 국민들과 선수들의 염원인 국가를 경기장에서 들을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고 아쉬움을 떨치지 못했다.

11일 오전 우즈벡 태권도 트레이닝센터를 방문했다. 대회가 끝났는데도 대표팀은 오전부터 훈련장에 모여 있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훈련 중이었다. 혼성팀 주인공을 만났다. 30여명의 선수들 중 유독 눈에 띄었다. 남자 선수는 알렉산드 리(Aleksandr Lee)라는 고려인이다. 여자 선수는 이리나(Irina)라는 미모와 실력이 출중한 선수다.

이번 대회와 관련 알렉산드 리는 “너무 속상하다. 나 때문에 졌다. 이리나에게 미안하다”며 함께한 이리나에게 미안함을 전했다. 이에 이리나는 손사래를 치면서 “나도 많이 속상하다. 대회를 위해 3개월 동안 먹고 자고 훈련을 많이 했다. 힘들었다. 그래서 꼭 금메달을 따고 싶었다”고 말했다.

알렉산드 리는 대회가 끝났지만 아직도 아쉬운 마음이 크게 남았는지 인터뷰 도중 눈물을 보였다. 무엇보다 자신의 작은 실수로 금메달을 놓쳐 이리나에게 미안함이 크다고 재차 강조했다.

두 선수는 앞으로 목표에 대해 “다음 대회에서는 반드시 금메달을 딸 것이다”고 하나같이 말했다. 내년 러시아에서 개최되는 제6회 대회에 우즈벡 국가가 이 두 선수를 통해 처음으로 울려 퍼질지 기대된다.

[by 무카스 미디어 = 한혜진 기자 / haeny@mookas.com]

<이 글에 대한 저작권은 ⓒ무카스미디어 / http://www.mookas.com에 있습니다. 따라서 무단전재 및 재배포가 금지 되어 있습니다. >

                 [태권도와 마샬아츠의 오아시스 - 태마시스 ㅣ www.taema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