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박성진의 무림통신/박성진의 무술계 뉴스

한 여름밤의 ‘태극권 콘서트’를 보고

시연회에 참가한 태극권 고수들이 한자리에 모여 자세를 취하고 있다. (사진 = 태권도조선)


지난 6월 10일, 서울 강남의 한 호텔(리베라 호텔)에서 태극권 콘서트가 열렸다.

태극권 콘서트? 그렇다. 태극권 콘서트.

좁은 의미의 콘서트, 즉 음악연주회는 아니었지만, ‘세계태극권명가시연회’라는 이름으로 열린 이날 콘서트에는 중국, 대만, 일본, 프랑스의 내로라하는 태극권 고수 14명이 한 자리에 모여 태극권 시연회를 벌였다. 가히 최고 수준의 태극권 콘서트가 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싶다. 사실 태극권의 특성 상 무술 시연 중에는 항상 배경음악이 깔려나오기도 했다.

이날 참석한 태극권 고수들은 서억중(徐憶中) 중화민국정자태극권연구회 이사장, 황유성(黃裕盛) 세계태극권연맹총회 주석, 진정의(陳政嶬) 싱가포르 덕무체육회 창립회장, 조유빈(趙幼斌) 중국 시안(西安) 영년양식태극권학회 회장, 양지방(楊志芳) 한단(邯鄲)시 무술협회 태극권위원회 주석, 마위환(馬偉煥) 홍콩 양식태극권총회 창립회장, 윌리엄 넬슨 프랑스 정자태극권연맹 회장, 쿠리사키 케이코 일본국술총회 회장 등이다.

솔직히 태극권 전문가가 아닌 기자로서는 이들이 어느 정도의 고수들인지 감을 잡을 수는 없었다. 적어도 시연을 보기 전까지는.

이들 태극권 고수들의 시연은 1부와 2부로 나뉘어 양식태극권, 진식태극권, 정식태극권, 형의권, 태극검(劍), 태극도(刀), 태극창(槍), 추수(推手) 등이 차례로 시연됐다. 태극권의 정수를 느껴보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자리였다.

이날 이들 태극권 고수들의 시연은, 아름다웠다.

‘아름답다’라는 형용사가 어울일 수 있는 무술이 얼마나 될까? 많지 않을 것이다. 태극권의 시연을 찬찬히 감상해보면, 굳이 태극권에 조예가 깊은 사람이 아니더라도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된다. 그것은 마치 고전음악에 조예가 깊지 않다하더라도, 모차르트나 브라암스의 음악을 듣고 감동을 느낄 수 있는 것과 비슷한 것이다.

무술기자로서 감히 말하건데, 이러한 아름다움과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세계 최고수준의 태극권 시연을 국내에서 감상할 수 기회가 그리 흔한 것은 아니다. 이번 태극권 시연은 그 흔하지 않은 기회 중 하나였다.

이날 각 국의 태극권 고수들이 모인 것은 한국 태극권, 특히 양식 태극권 분야의 권위자로 손꼽히는 이찬 대한태극권협회 명예회장의 태극권 국내 보급 3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서였다.

이찬 회장은 대중적으로도 가장 많이 알려진 태극권 지도자의 한 사람이다. 수년 전 국내 유명 탤런트인 이미연씨가 출연한 한 광고에서 태극권을 하는 모습이 나온 적이 있다. 이 때 이미연씨를 지도한 사람이 바로 이찬 회장이다. 현재는 국내에도 태극권도장을 찾기가 그리 어렵지 않은데, 활발하게 태극권 지도에 나서고 있는 태극권 지도자 중 몇몇은 이찬 회장으로부터 태극권을 배운 제자이기도 하다.

태극권을 비롯해 태권도, 소림권, 당랑권 등을 섭렵하던 이찬 회장이 마침내 태극권에서 길을 찾고 본격적으로 태극권을 보급하기 시작한지 만 30년을 기념하기 위해 그 동안 이찬 회장과 연을 맺었던 각 국의 고수들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이 바로 이번 시연회다.

태극권의 장점은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많은 무술들이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다고 내세우기는 하지만, 사실을 말하면 그런 것만은 아니다. 70대의 노인이 킥복싱이나 레슬링을 20대의 젊은이들과 함께 하는 모습을 상상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태극권은 그것이 가능하다. 오히려 그러한 점이 태극권의 장점이다. 나이를 들수록 더욱 ‘그림이 나온다’는 것이다. 물론 건강에도 유용하다. 태극권이 건강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가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보고들이 있다.

이찬 회장은 “태극권의 장점은 신체건강 뿐만 아니라 정신건강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입니다. 이런 점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태극권을 수련하고 있지요. 고령화사회에 진입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앞으로 태극권 수련인구는 더 많아질 것으로 전망합니다”고 말했다.

이찬 회장은 그러면서 한마디를 덧붙였다.

“일단 태극권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직접 배워보시면 태극권의 좋은 점을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태극권을 조금이나마 배워본 경험이 있는 기자는 이찬 회장의 말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태극권, 한번 배워보시기 바란다.


[* 이 글은 태마시스 팀블로거가 작성한 것으로 필자가 소속된 태권도조선에 먼저 게재 되었음을 알립니다.] 

[by 박성진의 무림통신]

[태권도와 마샬아츠의 오아시스 - 태마시스 ㅣ www.taema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