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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진의 태권도 세상/이집트 in 태권도

이집트의 새로운 태권도 역사가 시작되다

- 이집트 최초 태권도 전용 도장, 최남단도시에 탄생 

이집트 최초의 태권도장 개관식을 축하하기 위해 300여명의 축하객들이 참석했다.

드디어 이집트에 태권도 전용 도장이 지난 28일 완공되었습니다. 이집트 최초의 태권도 전용도장으로 최남단도시 아스완(ASWAN)에 한국 정부의 무상원기관인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지원으로 지어졌습니다. 또한 각종 훈련장비는 물론 각종 기자재도 지원되었습니다.

2008년 7월 아스완에 처음 파견되었을 당시가 떠오르네요. 뜨거운 태양아래 맨바닥에서 맨발로 수련하던 수련생들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제게는 낯선 풍경이었지만, 이들에게는 극히 자연스러운 모습이었습니다. 이들의 열악한 수련환경을 개선시키고자 1년여의 준비와 계획으로 지난 해 11월 태권도 전용훈련장이 착공했습니다. 6개월여의 공사기간을 거쳐 지난 28일 완공되었습니다.

이집트 최초의 태권도장 개관식에 주이집트 한국대사관에서 윤종곤 대사님을 비롯해 이집트사무소 이재웅 소장님이 참석했습니다. 이집트에서도 체육부장관과 아스완 주지사, 태권도연맹 회장, 아프리카태권도연맹 회장 등이 참석했습니다. 또한 저와 함께 이집트에서 활동 중인 코이카 동료 단원들이 원활한 개관식을 돕기 위해 찾아 주었습니다.

내빈 소개가 끝난 후 아스완의 명물인 ‘누비안 쇼’를 시작으로 개관식이 시작되었습니다. 이어 이날을 위해 지난 2개월 여 동안 준비한 태권도 시범이 진행되었습니다. 그런데 축하객들이 스피커 전원을 발로 밟는 바람에 음향기기가 먹통이 돼 순간적으로 NG가 발생했습니다. 주최 측인 우리는 더욱 긴장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행이 복구가 되었지만, 시간 관계상 준비한 시범을 모두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수련생들이 자칫 상심하지 않을까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지역 태권도 수련생들이 그간 배운 동작들을 시범보이고 있다.


오랜 준비와 노력이 있었기에 개관식에 많은 기대가 우려가 되었습니다. 예상보다 많은 축하객이 몰리면서 순간 도장 주변과 내부는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되고 말았습니다. 준비한 행사는 많은데 찜통 같은 더위가 거세지면서 행사장은 들썩였습니다. 행사를 진행하는 저는 식은땀이 줄줄 흘렀습니다. 결국 준비한 식순을 모두 채우지 못하고 개관식을 마칠 수밖에 없었습니다.

개관식을 마치고 동료 단원들과 현지인 친구로부터 축하 인사를 받는데 눈물이 나려고 하더군요. 이 순간은 제게 평생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만족스러운 개관식을 치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이날을 위해 여러 사람들이 협력하고 도움을 주었기에 무사히 마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부족한 훈련장인데도 모두가 훌륭하다고 말해줘서 고마울 뿐이었습니다.


아스완은 불과 3년 전만해도 태권도 불모지였습니다. 태권도에 대해 모른 사람도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다릅니다. 아스완 지역에 17개 클럽에 450여명의 태권도 수련생이 현재 수련하고 있습니다. 태권도 전용도장이 생기면서 지역민의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덕분에 신규 수련생도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수련생들에게도 말했습니다. 이제 끝이 아닌, 시작이라고 말입니다.

최남단도시 아스완에서 시작된 태권도 열풍이 아직도 점화되지 않은 다른 지역 곳곳으로 퍼져 나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이날이 이집트 태권도의 새로운 역사가 시작된다는 의미도 갖고 있습니다.

그동안 아스완 태권도장 건립에 많은 관심과 격려를 해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개관식 행사가 모두 끝난 후 주이집트대사관 윤종곤 대사님을 비롯해 코이카 동료단원들이 기념촬영을 가졌다.


개관식을 마치고 귀빈들과 지역 태권도 수련생들이 기념촬영을 가졌다.


미래 이집트 태권도의 주역이 될 어린 수련생의 힘찬 발차기 시범.


태권도의 기본인 예를 갖추는 수련생들.


예상치 못한 수많은 축하객과 취재진들이 몰리면서 정문 앞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되고 말았다.

아스완에서 북쪽으로 300km 떨어진 룩소르 태권도 수련생들도 개관식에 뒤늦께 참석했다. 윤종곤 주이집트 대사께서 격려를 하고 있다.


[태권도와 마샬아츠의 오아시스 - www.taema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