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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진의 태권도 세상/칼럼-태권도 산책

국기원 몸앓이! 긴급처방 절실

- 작성일 : 2005-09-07

[한혜진의 태권도 산책] 국기원의 정체성은?


국 기 원

국기원이 최근 몸살을 앓고 있다. 사람도 몸을 앓고 힘이 없다면 전문가의 처방을 받아 치료를 받아야한다. 국기원도 이쯤해서 적절한 진단을 받아 처방을 가해야 할 시점에 도달했다. 무엇이 문제인가?

최근 국기원을 바라보는 태권도인들은 한 숨을 내 쉰다. 세계태권도본부를 표방하는 국기원에서 태권도인들을 위해 해주는 일은 무엇이며, 태권도의 위상을 세우는데 어떠한 역할을 하고 있느냐는 것. 또 세계태권도연맹(WTF)과 보지지 않는 갈등으로 최근 각 유렵연맹과 팬암연맹도 자체단증을 발급하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외부와 법적 소송이 올해만도 3건이 넘는다. 잘하든 못하든 대외적으로 태권도에 대한 명예를 실추한 것은 부인하기 힘들어 보인다. 이러한 현안을 집행부와 이사회 등이 보이콧해서는 안 될 것이다. 뚜렷한 해결방안을 찾지 않고서는 세계태권도본부로서의 위상을 찾기란 힘들다.

뚜렷한 방향 설정 못해 표류

국기원은 현재 뚜렷한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 이는 구성원간의 내실을 다지지 못한 것에서 출발한다. 원장과 이를 보좌하는 핵심부서 그리고 중추적인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들 간에 현안에 대한 충분한 대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저 권력암투가 잔재해 서로를 음해하고 시기하는 일에 전념할 뿐이다. 따라서 대외적으로 국기원에 대한 신뢰가 더욱 떨어지고 있다. 또한 원로들은 보수적인 성향이 깊게 배여 있어 'NEW 국기원' 시대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들의 지금까지 태권도가 세계적인 위치에 있기까지 많은 노력과 공헌한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여는 데는 저해요소를 안고 있다. 이로 인하여 각 부서가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방향과 또는 외부 태권도인들의 의견을 외면하고 있듯 국기원이 풀어야할 숙제가 한두 가지가 아님을 시사하고 있다.

과거를 되돌아보기 전에 미래를 내다보는 지혜를 가져야 할 때다. 과거에 얽매어 새로운 방향제시보다 현실에 안주하는 지금에 자세는 그저 단증 발급만 하는 '발급소'에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최근 시대흐름을 반영하듯 정보화사업을 구축하는 등 변화를 꾀하고 있지만, 이것은 오래전부터 이뤄져야할 사업이기도 하다. 

매년 1천여 명의 태권도를 전공생이 각 대학에서 배출되고 있다. 정작 태권도 인재육성 교육기관이라 할 수 있는 국기원에서는 보이콧하고 있어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젊고 유능한 학생들을 사회 각 전반에 고루 진로 할 수 있는 취업방안도 모색해야 할 것이며, 국기원내 인턴 제를 도입 각 부서별 업무에 대한 견습과 국기원에 대한 이해를 도모할 수 있는 방안도 강구하는데 큰 무리는 없을 듯 하다.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태권도의 장 마련해야

국기원 정관 제1장 총칙 제1조 목적에 따르면 “국기원은 고유한 한국문화의 소산인 태권도를 범국민과 세계인의 운동화 하여 체력 향상과 건전한 사회 기풍을 진작시켜 인류평화 유지에 공헌하며, 범세계적으로는 태권도의 전통적인 정신과 기술을 올바르게 보급시켜 세계무도로서 계승과 발전을 도모함은 물론 태권도 문화발전에 이바지함”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이렇듯 어느 특정인의 소유재산이 아닌 세계태권도인들을 위해 운영되는 단체로 태권도인에게 복지정책과 사회분위기에 따라 변해야 할 것이다. 또한 태권도를 범국민과 함께 하자는 목적이 있다면 초등학생 중심의 태권도가 아닌 남-여-노-소 모두가 태권도 수련에 동참할 수 있는 방안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중국 경우 우슈와 태극권이 생활무술로 자리 잡아 길거리 수련을 흔하게 볼 수 있는 생활 무술문화가 조성돼있다. 태권도는 지금 어떠한가? 간혹 대회와 사회행사에 카메오로 등장해 시범을 보이는 게 대부분. 그렇다면 국기원이라도 태권도인들이 원할 때 언제든 수련할 수 있는 장을 제공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국기원을 새벽과 오후에 개방, 태권도를 수련하고 체험할 수 있는 곳으로 분위기를 조성해 태권도의 산실로서의 위상제고 되어야 하겠다.

예산낭비가 아닌 태권도인들을 위한 복지에 전념

연간 국내 국기원 승(품)단 심사에 응시한 인원은 약 50여만 명, 해외 승(품)단 심사 응시생은 약 3만 여명에 이른다. 품(단)등록 수수료는 60억 이상이며, 기타수입 등으로 연간 90억 원 이상의 예산으로 운영을 하고 있다. 이들 예산은 모두 태권도인들을 통해 얻어진 수입, 그렇다면 태권도인들을 위해 다시 돌려줘야 함은 마땅한 것. 태권도인들을 위한 복지사업 확대와 국기원 내부 환경개선이 절실한 시점. 전국적으로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도복조차 구입하는데 어려움을 가지는 학생들은 많다. 태권도의 저변확대와 태권도를 통한 인재육성을 위한방안으로 장학사업을 확대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되어야 할 것이며, 낙후된 국기원 기본시설 보수와 편의시설 확충으로 국기원을 찾는 내방객들에게 빈축이 아닌 미소를 안겨줄 수 있는 곳으로 변하길 기대해본다. (끝)

[한혜진의 태권도 세상 이야기 ㅣ www.ilovetk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