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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진의 태권도 세상/칼럼-태권도 산책

2005 태권도 국가대표 선발과정의 허와실

- 작성일 : 2005-01-26

[한혜진의 태권도 산책] 새롭게 시도된 국가대표 후보 합동훈련 문제점 드러나

2005년도 국가대표 후보선수 남여 48명과 코칭스태프 4명이 지난 8일 태릉선수촌에 입촌 했다. 대한태권도협회(이하 KTA, 회장 김정길)는 과거 대표팀 선발방식과 달리 새로운 방식의 선발방식을 채택했다.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과 종주국 위상에 걸 맞는 우수선수를 선발하기 위한 것이다. 국가대표 최종선발전 1~3위에 오른 3배수 선수들을 대상으로 합동훈련을 실시한 것이다. 이후 리그전 방식으로 최종 대표선수를 선발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허점이 노출되고 있어 당초 기대했던 선발과정에 변수가 작용되고 있다.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과 우수선수 선발을 목적으로 시행 된 이번 합동훈련을 두고 일각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막상 합동훈련이 시작한지 일주일이 채 지나기도 전에 문제점이 하나둘 발견되고 있어 선발방식 변화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러한 합동훈련에서 나타난 문제점은 최종평가전을 앞두고 있는 선수들에게 심리적인 불안과 부담감이 가중돼 연일 불면의 밤을 지새우고 있다.


공공의 적! 상대 선수들 간의 눈치작전 심각

지난 8일 태릉선수촌에 입촌한 선수들은 상대선수들에게 자신들의 전력노출을 염려해 눈치작전이 수위를 넘어섰다. 이에 대표팀을 관장하던 김성배 코치는 선수들에게 “서로 눈치를 보거나 훈련에 방해가 되면 이유 불문 선수촌 퇴출을 불사 하겠다”고 강경하게 발언했다. 이후 선수들의 훈련분위기는 한층 나아졌으나 상대 선수들 간의 눈치작전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성배 감독은 지난 20일 태릉선수촌에서 기자와 인터뷰에서 “2월 4일 1차 리그전이 확정되자 (선수들이)스텝겨루기 조차 피하고 있다”고 선수들 간의 과열경쟁의 심각성을 설명했다. 권오민 코치는 “일부 선수들은 부상의 이유로 훈련에 불참하고 있다”며 “아프다는 선수들을 억지로 훈련을 시켜 부상을 당하면 그 책임은 누가 물것인가”라며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현재 대표후보 합숙훈련에 참가한 선수들은 고등학교 1학년(17세) 선수부터 실업팀 30세에 이르는 선수들이 함께 훈련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계층별 훈련 프로그램과 훈련시간(양)에서 선수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도자들 역시 어떤 계층 선수들의 훈련 키워드를 잡을 것인가를 두고도 고심하고 있는 눈치다. 또 외부 방문 팀의 합류로 인해 대표팀 선수들에게 집중력을 저하시키고 훈련분위기를 와해시키고 있다. 이는 소속팀 선수들의 사기저하를 방지하고 스파링상대가 되어주기 위한 방편으로 해석되고 있다. 대표후보 합숙훈련 취지에 어긋난 현상으로 여겨진다. 이러한 양상이 증가되자 대표팀도 KTA에 협조요청을 얻어 지난 24일부터 외부 방문 팀을 모두 차단하고 향후 방문도 협회에서 조율하는 것으로 체계를 바로 잡았다.

이창석 트레이너는 “외부 팀이 방문해 함께 훈련하는 것도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에 도움이 되긴 하나, 많은 선수들로 인해 훈련장 협소 등 훈련 집중에 차질을 빚으며 일부 선수들에게 반감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팀 지도자는 2주차가 지난 현재 대표팀 훈련분위기는 한층 나아졌다고 설명하지만, 아직 여러 가지 문제점이 선수들의 훈련효과에 큰 영향은 주지 못하다는 평가다. 이런 문제점 회복을 위해서는 KTA와 대표팀 지도자 그리고 선수들의 의견이 조합돼 올바른 훈련 체제가 이어져야 할 것이다. 대표팀은 오는 31일 일시 해산으로 소속팀 복귀 후 체중조절과 마지막 실력을 테스트 한 후 2월 4일 1차 리그평가전에 대비한다. 이후 11일 태릉선수촌에 입촌 후 2월 28일 마지막 2차 리그전을 통해 최종 대표선수를 선발하게 된다. (끝)

[한혜진의 태권도 세상 이야기 ㅣ www.ilovetk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