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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진의 태권도 세상/칼럼-태권도 산책

‘태권황제’ 로페즈, 충격적인 실신 KO패 굴욕


세계랭킹 1위 스티븐 로페즈, 주니어챔피언 애런 쿡(영국)에게 KO패 당해

‘태권황제’ 스티븐 로페즈가 치욕스런 KO패를 당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패배였다. 올림픽 2연패, 세계선수권 5연패로 동 체급 세계랭킹 1위를 기록하고 있는 현 태권도계의 최고 스타다. 그런 그가 18세에 어린 선수에게 예상 밖의 일격을 당해 화제다.

스티븐 로페즈(Steven Lopez, 미국, 31)는 지난 15일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월드태권도투어 2009 멕시코대회’ 남자 -80KG급 결승에서 한국의 박정호(한국가스공사)를 이기고 올라온 애런 쿡(영국, 18)과 맞붙었다. 애런 쿡은 2008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금메달리스트라고는 하지만 스티븐에 비하면 풋내기에 불가하다.

세계랭킹 1위 스티븐과 9위의 애런 쿡은 상금 2만 달러를 건 대결이 시작됐다. 다윗 애런 쿡은 골리앗 스티븐에게 전혀 주눅 들지 않은 듯 경기 시작과 동시에 빠른 발차기로 선제공격한 뒤 나래차기로 이어지는 적극적인 공세를 펼쳤다. 하지만 노련한 스티븐은 침착하게 애런 쿡의 공격을 반격하며 선취점을 얻었다. 이어 두 선수는 붙은 상태에서도 신경전을 벌이는 동시에 공방전을 이어갔다.

3대2로 1점차 앞선 가운데 2회전이 시작됐다. 시작과 함께 스티븐의 공격과 반격이 전광석화처럼 이어졌다. 6초 정도 시간이 흐른 상황에서 다시 볼 수 없는 장면이 연출됐다. 애런 쿡의 오른발 내려차기 얼굴공격이 스티븐 어깨에 걸치면서 중심을 잃고 넘어지려는 순간, 왼발 얼굴 돌려차기가 스티븐 얼굴에 적중했다. 제대로 된 기술은 아니었지만, 얼굴부위 급소를 맞은 스티븐은 그대로 나자빠졌다. 더 이상 경기를 할 수 없을 정도의 충격을 받은 스티븐은 한동안 의식을 잃고 경기장에 쓰러져 있었다. 더 이상 설명하지 않아도 될 KO패다. 

주심의 승패 선언이 떨어지자 애런 쿡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승리의 세리모니를 펼쳤다. 관중들도 멋진 경기를 선보인 애런 쿡에게 박수갈채로 환호했다. 의료진의 응급처치를 받고 가까스로 자리에서 일어난 스티븐은 관중들을 향해 애런 쿡의 손을 들며 승복했다.

태권도 경기는 세계 최강자라 할지라도 한순간 방심하면 이렇게 무너질 수 있다. 이런 경우는 흔치 않지만 종종 일어나곤 한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손태진(삼성에스원, 21)이 대통령배태권도대회에서 박형진(수원시청)에게 뒤후려차기로 KO패를 당했다. 

태권황제 스티븐 로페(미국, 31)즈가 신예 애러 쿡(영국, 18)에게 충격적인 KO패를 당했다. [사진=유투브 영상 캡처 / 태마시스]


스티븐과 애런 쿡의 결승경기는 동영상사이트 유투브(http://youtube.com)에 올라 화제가 되었다. KO패 장면이 있는 2회전 동영상은 하루 만에 조회 수가 2만 건을 넘겼다. 태권도 대중화를 겨냥한 이번 대회가 자칫 다른 대회와 차별화를 이루지 못해 실패로 끝날 수도 있었던 것을 스티븐과 애런 쿡이 살렸다. 스티븐은 개인의 명성에 흠이 생겼을지 모르겠지만, 대회 주최 측 입장에서는 예상 밖의 큰 성과를 얻었다.

애런 쿡은 이번 대회를 통해 세계 태권도 팬들에게 눈도장을 찍으며 기대주로 떠올랐다. 어린 선수라고 하기에는 자신감 넘치고 공격적인 경기력이 인상적인 선수로 앞으로 큰 성장이 기대된다.

한편, 스티븐과 결승에서 대결이 예상됐던 한국대표로 출전한 박정호는 애런 쿡에게 14대13로 역전패 당해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끝)



남자 -80kg급 / 스티븐 로페브 Vs 애런 쿡 / 1회전 경기장면 / 출처 : 유투브


남자 -80kg급 / 스티븐 로페브 Vs 애런 쿡 / 2회전 경기장면 KO장면 / 출처 : 유투브
 

[by 한혜진의 태권도 세상이야기 -  태권도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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