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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카스미디어/NEWS - 태권도

태권명가 에스원 또 ‘특정선수 밀기’ 의혹…피해선수 폭로


피해선수 이인종 “코치가 경기 뛰지 말라고 지시” 

에스원 오일남 감독 "오해로 비롯된 것, 사실과 다르다"

태권도 명가 삼성에스원이 2008년에 이어 또 다시 올림픽 대표에 특정선수 밀어주기 의혹에 휩싸였다. 

런던 올림픽 파견 국가대표 선발전 과정에 에스원 소속 선수간의 대결에서 중립을 지키지 않고 특정 선수를 밀어주기 위해 다른 선수에게 경기를 포기할 것을 강요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에스원 측은 일부 오해로 이슈가 된 것일 뿐, 모두 사실무근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2012 런던올림픽 태권도 여자 67kg 초과급 평가전 예비후보인 안새봄, 이인종, 박혜미 세 명은 모두 삼성에스원 소속. 팀으로서는 어느 누가 선발되더라도 올림픽 대표를 배출하게 된다. 1차전은 안새봄, 2차전은 이인종이 승리했다. 

3차전은 안새봄과 이인종이 런던행 티켓을 놓고 대결을 펼칠 예정이었다. 그러나 오는 30일 태릉선수촌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3차 평가전이 돌연 4월 12일로 연기됐다. 

KTA는 올림픽 출전권을 따 온 안새봄이 2차전 경기 중 부상을 입어 정상적인 경기를 뛸 수 없는 상황이라 최소한의 부상 회복할 기회를 주는 게 옳다는 이유로 일정을 연기했다. 

KTA는 27일 3차전에 출전하는 용인대와 에스원 소속 지도자들과 회의를 갖고 대회 연기에 대한 입장을 통보했다. 불필요한 오해가 있을 것을 우려해 KTA는 28일 태권도전문지 기자들에게 평가전이 연기된 배경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이 결정이 난 직후 생각지도 못했던 의혹이 제기됐다. 

삼성에스원이 특정선수를 밀어준다는 것. 1차전부터 특정선수를 위해 다른 선수에게 경기포기를 강요하고, 3차 평가전 연기도 팀의 일방적인 강요로 동의를 얻으려 했다고 알려졌다. 이 같은 주장은 피해 당사자인 이인종 선수가 언론에 직접 말한 내용이다. 

28일 이인종은 복잡한 심경을 교회 목사에게 토로했다. 걱정이 된 목사는 이인종 부모에게 연락해 사실을 알렸다. 부친 이재훈 씨는 곧바로 삼성에스원 태권도단 오일남 감독을 찾아가 항의하면서 해명을 요구했다. 

그러나 오 감독은 특정선수를 밀어줬다는 말은 근거 없는 사실무근이라며, 평가전 연기도 팀의 의중과 전혀 관계없이 KTA에서 자체적으로 내린 결론일 뿐이라고 답했다. KTA에 요구한 적도 찾아간 적도 없다고 항변했다. 

부친 이재훈 씨는 <무카스>와 인터뷰에서 “교회 목사님과 서울체고, 한체대 동문회를 통해 전화를 받고 인종이가 겪는 고통을 알게 됐다. 에스원 김기홍 단장과 면담을 했는데 사전에 오일남 감독이 대회를 연기해야 할 것 같다고 해서 안 된다고 했단다. 그런데 오일남 감독은 대회 연기를 요청한 적이 전혀 없다고 하더라. 선수에게 경기를 포기하라고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인종(삼성에스원)

 이인종의 말에 따르면, 3차전을 앞두고 훈련을 하는데 에스원 오일남 감독이 불러 안새봄이 2차전 경기 중 부상을 당했으니 3차전은 연기해야 한다고 동의를 구했다. 이어 다른 사람도 아닌 이인종과 경기에서 당한 부상이니 대회 연기에 동의해야 한다고 강요했다.

  오일남 감독은 <무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새봄이가 2차전 경기 중 인종이와 경기하면서 다쳤다. 대회는 30일로 결정됐다. 경기를 뛸 수 없는 상황이다. 올림픽을 위해 뛰어왔는데 이대로 포기하기는 그렇잖나”라며 “두 선수 모두 에스원 소속이고, 평소 새봄이가 인종이를 멘토로 삼는다고 하기에 인종이에게 대회가 연기된다면 동의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아무 말 안했다. 그것으로 끝이다”이라고 말했다. 

삼성에스원 태권도단장과 말이 다른 것에 대해서는 “그래서 오늘(29일) 오전에 단장님과 대태협에 직접 찾아가 대회 연기가 에스원과 무관하다는 사실과 왜 연기되었는지를 확인하고 왔다”며 “상식적으로 올림픽 평가전과 같은 중요한 선발전을 출전 팀이 원한다고 연기가 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앞서 1차전에서는 일방적인 경기포기 지시가 있었다. 이인종은 태권도신문과 인터뷰에서 “코치님이 1차 평가전에서 경기에 뛰지 말라고 지시해 놀랐다. 호구를 입고 출전 대기하고 있는데 ‘너, 뭐하냐?, 어차피 1승 못할 텐데 왜 뛰냐’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하며 설움의 눈물을 흘렸다. 

오일남 감독은 “임성욱 코치에게 자초지종을 설명 들었다. 다른 의도 없이 첫 경기에서 패한 인종이가 두 번째 경기를 뛸 이유가 없어 시합을 뛰려하느냐? 혹시 선발전 룰을 아느냐고 물어봤다. 2~3차전도 있는데 같은 소속팀끼리 경기를 하다 부상을 당하면 안 되기 때문에 그랬다고 한다”고 경기포기 지시는 오해라고 설명했다. 

에스원의 특정선수 밀어주기 의혹을 둘러싸고 이인종 선수 측과 지도진과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특정선수 밀어주기는 승부조작과 별반 다르지 않다. 만약 이인종 선수의 말이 사실이라면 삼성에스원은 그에 합당한 비난을 받고 그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일부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이인종 선수가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각별히 팀 내 환경을 갖춰야 할 것이다. 중요한 대회를 앞두고 이번 일로 팀과 불편한 관계 속에 3차전을 별 탈 없이 정상적으로 준비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안새봄은 지난 16일 마산에서 열린 올림픽 파견 2차 평가전에서 이인종과 경기 중 대퇴사두근 내부 근육파열로 4주 진단을 받고 치료 중이다. 이대로라면 30일 경기에 출전이 불가능하다. 평가전이 12일 늦춰지긴 했지만 이때까지 회복될지 장담할 수 없다. 삼성에스원은 지난 2008 베이징올림픽 파견 국가대표 1차선발전 당시 삼성에스원의 특정 선수 밀어주기로 큰 곤욕을 치른 바 있다. 2000 시드니올림픽에서도 한체대 소속 선수 간에도 비슷한 사건이 있어 매 올림픽마다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 


[by.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태마시스 운영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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