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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의 무림통신

태권도장에 성인이 없는 이유?

[태권도조선 박성진 칼럼] 태권도장에서 직접 수련한 토대로,,,
 

지난 9월 23일 열

린 국정감사에서 한나라당의 안경률 의원이 성인태권도의 활성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국내 태권도 수련생 중 성인의 비중은 3%에 불과하다”며 “성인 태권도를 위한 진지한 노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안 의원이 지적이 아니더라도, 국내 태권도장의 주 수련생이 초등학교 저학년이라는 것은 이미 상식이다. 4학년만 올라가도 아이들이 공부한다는 이유로 태권도장을 그만 두기 시작하는 것이 일선 태권도장의 모습이다.

그렇다면, 아이들이 고학년이 되면 태권도장에 더 이상 다니지 않는다는 것이 성인 태권도 수련생이 없는 이유일까?

기자는 수 년 전 집 근처 태권도장에 다닌 적이 있다. 초등학교 입학 전 몇 개월, 중학교 3학년 때 1년 정도 태권도를 배운 적이 있지만, 이미 오래 전이고 다 잊어버렸다. 그래도 명색이 태권도 전문 기자인데 태권도도 직접 할 줄 알아야겠고, 또 부족한 운동도 해야겠다는 마음에서였다.

태권도장에 찾아가서 40대 직장인인데, 태권도를 배울 수 있느냐고 도장 관장에게 물었다. 처음에는 태권도와 관련된 일을 한다는 것을 굳이 밝히지 않았다. 관장은 저녁 8시 이후에 일반인 수련시간이 있다며 대학생 이상의 성인들이 몇 명 있다고 했다.

등록을 하고 다니기 시작했다. 보통의 직장인의 기준에서는 일주일에 3일 운동을 할 수 있으면 양호한 편. 그 이상이면 대단한 결심을 한 편에 속한다. 기자도 평균적으로 2~3일을 도장에 나갔다.

그런데, 실제 수련 시간에는 기자를 포함해 성인이 2~3명에 불과했고, 오히려 그 시간까지 도장에 남아있는 초등학생이 더 많았다.

사정이 그렇다보니, 때때로 초등학생이 대부분인 경우 관장은 태권도를 가르치지 않고 실내축구를 하기를 권했다.

어른은 기자와 20대의 사범 한 명. 나머지 초등학생들 대 여섯 명과 그리 크지 않은 태권도장에서 함께 축구를 했다. 1주일에 한 번 정도는 축구를 한 기억이다.

축구를 하면서 기자가 목표했던 한 가지는 충족됐다. 운동부족 해소. 태권도건 축구건 운동이긴 마찬가지니까. 그러나 태권도는? 태권도는 어디로 갔을까?

두 달을 다니다가 그만뒀다. 돈이 아깝다는 마음이 들었다. 운동을 하는 게 목적이라면 동네에 많은 헬스클럽에 다니면 된다. 비용은 태권도장의 절반이다. 그렇다면 어떤 성인이 태권도장에 다니겠는가? 게다가 헬스클럽에는 샤워시설까지 완비되어 있다. 물론 대부분의 태권도장에는 없다.

사실 더 본질적인 문제는 따로 있다. 성인들이 태권도를 배우게 만들려면 그 만큼 태권도가 매력적인 면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사람들이 돈과 시간을 들여가며 골프를 왜 배우는가? 복싱체육관에는 왜 아이들보다 성인들이 많을까? 태극권에 빠진 성인들이 태극권에 대해 종교에 가까운 애정과 지지를 보내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러나 유감스럽지만 성인들에게 태권도는 재미있는 무술도, 실전적인 무술도, 고급스러운 무술도 아니다.

도무지 성인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를 찾으려야 찾을 수 없는 것이다. 적어도 지금 현재, 태권도 종주국을 자부하는 대한민국 태권도의 현실은 그렇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어떻게 하면 태권도가 아이들이 한때 하고 마는 장난 같은 운동이 아니라, 일부 생업을 건 선수들만 하는 엘리트 스포츠가 아니라 생활 체육으로서 많은 사람들이 하는 무도 스포츠가 될 수 있을까?

기자는 이미 1년 전에, 이에 대한 해결 방안을 제시한 적이 있다.(http://taekwondo.chosun.com/site/data/html_dir/2010/09/21/2010092100444.html)

상황은 바뀌지 않았다. 태권도장에 성인들이 없는 것은 말로는 태권도인이라고 떠드는 사람들이 실제로는 태권도를 수련하지 않기 때문이다.

자신들은 하지 않으면서 남에게 하라고 할 수 있을까? 정말 맛있고 좋은 음식이 있으면 남들과 나눠먹기 전에 자신부터 맛을 볼 것이다.

스스로를 태권도인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수 십 년 전에는 열심히 태권도를 배웠을지 모르지만 적어도 지금은 태권도복을 입고 수련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 2011년 대한민국 태권도의 현실이다.

이러한 태권도인들의 자세가 변하지 않는 한, 한국에서 성인 태권도 수련의 해결책은 없다.

[by 박성진 태권도조선 기자 l 편집장 ㅣ kaku61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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