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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카스미디어/NEWS - 태권도

[바쿠] ‘보증수표’ 이대훈 런던행 ‘삐걱’… 준결승서 ‘완패’


런던 올림픽행 확실한 '보증수표'로 주목받고 있는 한국태권도대표팀 이대훈이 예상 밖에 위기를 맞았다. 전자호구 경기에서는 훨훨 날았는데, 일반호구에서는 무기력 했다. 마치 천하무적 ‘삼손’이 머리카락을 잘려 힘을 잃은 듯했다. 

이대훈(용인대)은 30일 아제르바이잔 바쿠 사흐라치 올림픽센터에서 열린 ‘2011 런던올림픽 세계태권도선발전’ 첫날 남자 -58kg급 준결승에서 도미니카공화국 메르세이디스 유리스에게 12대14로 패했다. 

상대의 경고누적 7개로 감점 3점을 감안하면 실제 유효득점은 9점이다. 메르세이디스 유리스는 지난 5월 경주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남자 -58kg급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WTF 세계랭킹 10위에 랭크된 실력파다. 체구는 작지만 빠른 발놀림과 순간 포착력이 우수했다. 

이대훈은 1회전부터 제기량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했다. 왼발 몸통 돌려차기로 선취점을 내준데 이어 선제 공격을 뒤차기로 반격 당해 3대0으로 마쳤다. 2회전부터 전세를 뒤바꿀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연달아 몸통 돌려차기와 뒤차기 등을 잇달아 허용했다. 경고누적으로 2점을 만회해 8-2 점수차가 크게 벌어졌다. 

마지막 3회전. 경기장 분위기는 메르세이디스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었다. 이대훈은 회심의 공격을 들어갔지만, 나래차기 얼굴공격을 허용해 3점을 추가로 내줬다. 중반부터 거침없는 공격을 쏟아냈다. 얼굴공격을 세 차례 연속 성공시키며 1점 차이까지 바짝 추격했다. 하지만, 몸통 받아차기를 또 허용했다. 결국 12대14로 무릎을 꿇었다. 

패인은 전술에 있었다. 전자호구에서 주로 통하는 발을 들어 견제한 다음 곧바로 몸통 또는 얼굴로 이어지는 기술을 주로 시도했다. 번번이 무위로 그쳤다. 첫 속임 견제 발을 들었을 때 상대는 이미 몸통을 받아 찬 후였다. 

몸통 방어도 무방비였다. 공격할 때 대부분 몸통 방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대량 실점으로 이어졌다. 특히 왼쪽 몸통을 계속해 내줘 아쉬움을 남겼다. 전자호구 경기였다면 이번 경기처럼 많은 실점을 하지 않았을 확률이 높았다. 

컨디션도 좋지 않았다. 올림픽 선발전을 출전하기 5kg을 감량했던 것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자신은 체중감량 문제가 아니라고 하지만, 평소보다 몸의 움직임이 무겁고 체력도 저조했다. 처음으로 체중감량을 하고 출전한 지난 한국대표 선발전에서도 그 전에 보여줬던 경기력을 십분 발휘하지 못했다.

이대훈은 이날 예선 첫 경기에서 콜롬비아의 무노스 오비도(Munoz Oviedo)를 6대3, 예선 2라운드에서는 세계랭킹 15위 다미안 알레한드로 비야 발라데스를 6대4로 각각 눌렀다. 

8강전은 세계랭킹 1위 스페인의 조엘 곤잘레스 보닐라와 최대 격돌을 준비했다. 그런데 16강에서 조엘 곤잘레스가 호주의 사프완 칼릴에게 서든데스까지 가는 접전 끝에 패하는 이변이 일어났다. 

강적을 누르고 올라온 사프완 역시 만만치 않았다. 1회전 뒷차기로 선취점을 올렸지만, 곧바로 몸통 공격을 두 차례 허용해 2-2로 마쳤다. 2회전에서는 왼발 돌려차기로 두 번 연속 성공시키고, 하나를 내주었으며, 3회전은 추가득점 없이 주먹 득점을 허용해 5대4로 1점 차이로 힘겹게 누르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준결승에 패한 이대훈은 크게 좌절하지 않았다. 마지막 기회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3~4위 결정전에서 이기면 런던행 티켓을 확보할 수 있다. 상대는 태국의 카라켓 펜익에게 패한 이집트의 바요미 태머. 2004 아테네올림픽 동메달리스트로 실력과 여러 국제경험이 있는 관록의 선수다. 빠른 발놀림과 힘이 좋으며, 주로 몸통 공격으로 득점을 빼낸다. 쉽지 않은 경기가 예상되지만, 몸통 방어를 철저히 하면서 쐐기를 박는 기술로 승부한다면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대훈의 올림픽 티켓 획득을 결정짓는 3~4위전은 7시(현지시각) 개회식이 끝난 후 8시가 넘어서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김미경(인천시청)은 기대 이상으로 선전하면서 본선티켓을 확보했다. 예선 첫 경기에서 1회전 1분 2초 만에 얼굴공격을 네 차례 연속 성공시키면서 점수차승(RSC)을 거두는 놀라운 실력을 발휘했다. 준결승에서 사왈히 세함(이집트)을 7대1로 누르고 결승에 진출했다. 

최근 잇따른 국제대회 성적부진을 겪은 한국 태권도 대표팀이 첫날 이대훈이 3~4위전을 이겨 김미경과 동반 본선티켓을 확보해 분위기를 전환시킬지 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무카스미디어 = 바쿠 ㅣ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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