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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진의 태권도 세상/해외 / 명소 탐방

무술 성지가 아닌 관광지 소림사

 
<무카스뉴스 = 한혜진 기자> (2007-06-08)

[소림기행 - 2] 소림사 상업적인 관광지로 변모, 연간 200만 명 방문


소림사 입구(가운데)와 동상(왼쪽) 합성.

세계 제일의 무술의 본고장이라는 명성을 얻고 있는 중국 소림사(少林寺, 샤오린스). 명성만큼 무술 전문기자에게 그 곳은 꼭 한 번 방문해보고 싶은 곳이었다. 뭔가 특별한 무술의 세계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했기 때문일까.

소림사 주변 분위기는 국내 일반 사찰과 크게 다를 바가 없었다. 무술의 본고장이라기보다 관광지라는 느낌이 강했다. 순간 머릿속에는 “전북 무주군에 조성될 태권도공원도 이처럼 태권도의 성지라는 이미지보다 관광지라는 느낌이 들면 어떨까”하는 우려가 됐다.

방문한 날은 평일 이었다. 그런데도 현지인을 비롯해 많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소림사를 찾았다. 이정도면 소림사가 관광지로서는 성공한 것이 아닌지 생각하게 했다. 현지 관계자에 따르면, 연간 소림사를 방문하는 관광객은 약 200만 명 정도인데 해를 거듭할수록 줄어든다고 한다.

입장료는 올해부터 절과 탐림, 무술공연 관람 등을 모두 포함해 100위안(元).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하면 약 1만3천원으로 적지 않은 금액이다. 소림사가 소재한 지역(덩펑현, 경제 수준 낮음)을 감안한다면 굉장히 높은 금액에 속한다. 연간 방문객이 200만 명이라고 했을 때 입장료 수입금만 2백6십억원이 된다.

소림사는 연중 5월 1일과 9월이 가장 많은 관광객들이 몰린다. 특히 노동절인 5월 1일은 약 2만 명이 소림사를 찾는다. 또 9월에는 세계소림무술축제가 열려 전 세계에서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다고 현지 관계자는 설명했다.

입구에 들어서자 양쪽에는 관광 상품을 파는 곳이 널려 있었다. 소림사 모형부터 손수건, 티셔츠, 염주 등 국내 주요 관광지와 크게 다를 바가 없었다. 그 곳을 빠져 나오면 중국 정부가 인증한 탑구무술학교(塔溝武術學校)가 있다. 여러 운동장에는 붉은 먼지에서 무술고수가 되기 위한 수련생들이 훈련을 하고 있었다.

20여분을 걷다 보니 큰 성벽위에 소림무술 공연이 한창 진행 중에 있었다. 강한 햇볕 때문에 공연을 자세히 볼 수 없었다. 그 아래에서는 소림공연 시범단원들이 관광객들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공짜’가 아니었다. 한 컷에 10위안(한화 1천3백원)을 받고 찍어 주는 것이었다.



연무청에서 소림 무술 공연이 하루 8차례 열린다.

소림무술 공연을 하는 연무청은 하루 8차례 공연을 연다. 공연장은 관광객들로 틈이 없을 정도로 가득 찼다. 30여 분간 진행된 공연은 묵상에서 종합 시연까지 자연스럽게 진행됐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관람객과 함께 호흡하는 깜짝 이벤트가 마련된다.


걸어서 3~40분 거리에 진짜 소림사가 나왔다. 좁은 입구를 통과하면 양쪽으로는 승려들의 숙소가 있다. 정면으로는 천왕전(天王殿)과 방이원(方丈院), 달마전(達磨殿) 등이 차례로 있다.

특히 달마전 옆에는 불교 선종의 1대조인 달마대사(達摩)가 9년간 면벽 수행한 곳이 있다. 달마는 “사람의 마음은 본래 청정하다는 이치를 깨달아야 한다”면서 중국 선종의 문을 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소림사 스님들이 머리를 깎고 있다.
하지만 불심을 기대했던 일부 일행들은 적지 않은 실망감을 안은 듯 했다. 생각보다 허술한 관리로 불당 주변은 지저분했고, 독경소리 한 번 들을 수 없었다. 국내 일반 절과 비교했을 때 나은 점을 찾아보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소림사는 이미 평범한 사찰이 아니다. 소림무술을 내세워 전략적인 마케팅으로 이익을 추구하는 상업적인 관광지로 변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물결은 81년 스님 10여명 정도로 초라해진 소림사에 주지로 취임한 스융신 방장(41)에 의해서다. 그는 남다른 비즈니스 감각을 발휘해 소림사의 명성을 중국을 비롯해 해외까지 다각적으로 마케팅을 실시했던 것이다.

심지어 소림무술의 비책과 의약 비방들을 외부에 공개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했다. 또 해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세계무술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현재 소림사는 상표권을 관리하는 회사와 식품회사 등 여러 방계회사를 관리하는 대기업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나절 동안 급하게 둘러보다 보니 소림사에 대한 진정한 의미를 찾기는 힘들었다. 그렇다 보니 좋은 모습보다 관광지에 방문한 느낌이 강할 수밖에 없었다. 중요한 것은 소림사가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알려지기까지 오랜 시간과 노력들이 투자되었기에 가능했다는 것이다. (끝)


<출처 - ⓒ무카스뉴스 / http://www.mookas.com>

[한혜진의 태권도 세상 이야기 ㅣ www.ilovetk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