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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마뱅크/백과사전

태권도 문화브랜드 가치와 과제

외국인들 "한국을 알기 전에 태권도를 먼저 알았다"
정부도 태권도 문화-관광-교육 가치 인식, 예산 투자

2009년 1월 현재, 세계태권도연맹(WTF)에 가입한 회원국은 188개국이다. 비공식 통계로 5대양 6대주에서 태권도를 수련한 인구는 어림잡아 6천만 명을 웃돈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한국을 알기 전에 태권도를 먼저 알았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외국인들은 이제 낯설지 않다. 그만큼 태권도는 한국을 대표하는 브랜드이자 문화상품으로 확고하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1996년 문화관광부가 한국을 대표하는 10대 문화상징으로 한글, 김치 등과 함께 태권도를 선정한 이후 이명박 정부는 한국문화상징의 역동적인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해 태권도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08년 9월, 「태권도 진흥 및 태권도공원 조성 등에 관한 법률」시행에 따른 태권도진흥 기본계획을 수립·발표해 2013년까지 5년간 3185억 원을 연차적으로 투자하기로 했다.


● 해외에서 인식하는 태권도


2005년 5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리오호텔에서 펼쳐진 국기원시범단의 시범 공연은 태권도의 문화적 가치와 힘을 여실히 보여줬다. 이날 시범을 본 외국인들은 ‘원더풀 태권도’를 외치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태권도는 세계 곳곳에서 ‘코리아 열풍’을 불러일으키며 ‘민간외교관’ 역할을 톡톡히 하며 한국의 이미지를 높이고 있다. “태권도를 통해 한국을 알게 됐다. 기회가 된다면 한국을 꼭 가고 싶다”고 말하는 외국인들의 말은 우리를 흥분시키기에 충분하다. 

지난 2005년 한국관광공사가 프랑스인 2,3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21%가 ‘한국하면 태권도가 떠른다’고 말했다. 이는 태권도가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상품으로 자리를 잡았다는 방증(傍證)이다. 외국인들은 “김치와 한복, 불고기보다 역동적인 태권도가 한국의 이미지와 잘 맞아 떨어진다”며 “태권도는 한국의 국가 브랜드를 높이는 상징물”이라고 말하고 있다. 

태권도의 매력에 푹 빠진 외국인도 많다. 2008년 9월부터 제주시 아라중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미국인 메간 엘리자베스 맥긴리 교사는 수업이 끝나면 태권도를 수련한다. 맥긴리 교사는 “태권도를 통해 한국의 문화를 알고 나니 다른 것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 반드시 초단을 따고 미국으로 돌아가 한국문화에 관심을 가지는 많은 사람들을 위해 태권도와 한국 알리기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국내에서 인식하는 태권도 

정부가 태권도의 문화적 가치를 인정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부터다. 태권도를 단순히 무술 또는 스포츠로 인식하던 시각에서 벗어나 1997년 김치, 한복, 불국사 등과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상징물로 발표한 것이다. 

이 무렵부터 태권도계에서도 태권도를 문화로 인식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태권도가 지닌 교육-건강-평화-관광의 가치를 새롭게 발굴, 문화콘텐츠로 키워나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졌다.
 

태권도 관련 기관과 각 대학, 태권도컨설팅업체들은 로고를 비롯해 캐릭터, 패키지 디자인, 상표 등을 개발하고 정비하며 태권도의 브랜드 파워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2000년 문화관광부는 태권도의 인적 인프라를 관광자원화로 만들기 위한 정책을 수립, 태권도 성지 개념의 태권도 건축물을 건립하겠다고 발표했다. 무주 태권도공원은 이렇게 해서 탄생했다. 

태권도는 이제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상징뿐만 아니라 세계 문화로 우뚝 섰다. “우리나라가 문화의 힘으로 세계를 제패한 것은 태권도가 최초”라고 말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말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태권도를 바라보는 정치인들의 시선도 좋아졌다. 최근에는 일부 국회의원들이 국기원을 방문, 태권도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안민석 국회의원(국회 문화관광위원회)은 2005년 “태권도는 올림픽 정식종목이라는 스포츠로서의 성취뿐만 아니라 우리의 전통문화와 정신의 세계화라는 큰 의미에서 한국의 대표 관광 브랜드로 충분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며 “세계화에 성공한 태권도는 이미 인적 인프라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 태권도 문화 콘텐츠 실태와 과제 

태권도의 문화-관광-교육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고 발 빠르게 전략화한 곳은 충청대학이었다. 충청대학은 1998년 일각의 편견과 오해에도 불구하고 세계태권도 문화축제를 개최, 태권도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그 영향을 받아 일부 자치단체에서 태권도 관련 국제 행사와 축제를 연이어 개최했으나 태권도의 문화 가치를 제대로 창출하지 못했다. 품새와 격파, 태권체조 등 경연 위주의 대회에 축제 형식을 곁들이다 보니 일반인들의 관심을 끌어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렇다면 태권도의 문화 콘텐츠화가 성공하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할까. 안민석 의원은 2005년 “태권도의 인적 인프라를 새로운 관광 상품의 고객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태권도를 테마로 하는 특화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며 △한류 스타와 태권도 접목 △국립태권도시범단 구성 △태권도 전용극장 설립 △태권도 만화, 영화, 게임, 뮤지컬 등 다양한 상품 개발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대안은 당분간 실현되기 어렵다. 국립태권도시범단 구성과 태권도 전용극장 설립 등은 정부의 지원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우슈를 볼 수 있는 공연장을 상설화한 것처럼 태권도의 경우도 태권도 공연장을 상설화하면 되지만, 이것이 성사되려면 태권도 기관과 정부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고, 예산이 확보돼야 한다. 

따라서 실현 가능한 것부터 접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우선 태권도공원을 알차게 조성해야 한다. 태권도공원은 최소한 살아있는 태권도 역사를 보여줄 수 있는 상징 기능, 태권도 발전을 위한 교육-연구 기능, 태권도 저변확대를 위한 체험기능, 태권도를 주제로 한 문화체험 기능 등을 포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이 태권도공원을 중심으로 한 태권도 문화콘텐츠가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문화체육관광부가 태권도를 대표적 한류관광상품으로 육성하기 위해 
올해부터 2013년까지 5년간 ‘5대 추진전략-15개 과제’에 5,900억원을 투자하는 것은 고무적이다. 

태권도를 ‘스포츠·문화·관광 산업의 핵심 콘텐츠’로 본격 육성해 한국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상품화하겠다는 이 계획은 크게 ▲태권도공원의 성공적 조성 ▲태권도 상설공연장 수도권에 건립 ▲국제 프로태권도대회 창설의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이러한 계획은 태권도가 가지는 인적·물적 인프라 및 태권도 종주국의 이점을 살려 태권도의 산업화·상품화 추진하고 태권도와 유사한 종목간의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함과 동시에 올림픽 종목 유지를 위한 대중화 기반을 조성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태권도인과 정부의 노력으로 5년 후 태권도가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상품으로 우뚝 설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자료 출처 => 무신미디어 서성원 기자 - www.moos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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