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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진의 태권도 세상/타임머신

국기원 엄운규 원장에게 보내는 공개편지

4년 여간 태권도 전문기자로 활동하면서 정말 셀 수 없이 많은 기사를 작성했습니다. 그 중 공을 많이 드리고 특별한 기억을 남긴 기사는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특종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당시 태권도계에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던 기사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국기원 개혁을 촉구하는 탐사기획 보도입니다. 국기원은 그 때나 지금이나 문제며 골치인 것 같습니다. 전 세계 태권도 인들에게 성지로 보여야 할 곳인데 말입니다. 당시에 국기원 개혁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한 달여간 국기원과 관련한 모든 자료를 수집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뭔가 변해줄 것을 기대했으나, 2년이 지나 이 기사를 보니 아직까지 유효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한혜진 태권도 세상 - 타임머신>은 제가 지난 시절 작성했던 뜻 깊은 기사 또는 쓰지 못했던 내용을 뒤늦게나마 소개합니다.

[작성일 : 2007년 5월 4일] 태권도는 세계 182개국에서 7천만 인구가 수련하는 세계화된 무도 스포츠이다. 그 중심에는 세계 태권도 ‘본산’이라고 하는 국기원(원장 엄운규)이 있다. 국기원의 기능과 역할은 실로 막중하다. 현재 승품단 심사 및 국내 외 지도자 교육, 일선도장 지원, 태권도 기술체계 및 역사 정립, 대외 태권도 홍보 및 국제 조직 정비 등 많은 업무들이 많이 쌓여있다. 국기원이 이러한 업무들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다고 믿는 태권도 인들은 그리 많지 않다.

더욱이 최근에 국기원의 존립을 위협하는 여러 심각한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다. 국기원은 그에 대한 대책과 장기적인 발전 플랜은 고사하고 이전과 별반 다를 바 없는 무사안일주의에서 헤어 나오고 있지 못하고 있다. <무카스뉴스>는 이러한 현 국기원의 당면한 문제점과 바람직한 방향 등을 ‘탐사기획’ 시리즈로 연속 보도할 계획이다.  - 필자 주 -

[탐사기획-마지막] 국기원 엄운규 원장에게 보내는 공개편지 


무카스뉴스 한혜진 편집장
존경하는 국기원 엄운규 원장님께.

세계 태권도 발전을 위해 일생을 헌신의 노력을 다하신 엄운규 원장님의 노고에 경의를 표합니다. 저는 현재 무카스뉴스에서 태권도 전문기자로 재직하고 있는 한혜진 입니다.

6살 어린 시절 전라남도 여수에서 처음 태권도복을 입은 기자는 지금껏 태권도와 늘 함께 해왔습니다. 태권도 전문기자에 앞서 저는 누구보다 태권도를 사랑하며 아끼는 마음으로 엄운규 원장님께 태권도와 국기원 발전을 위해 한마디 고언을 드리고자 합니다.

엄운규 원장님. 현재 태권도와 국기원은 크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안에서는 헤게모니를 장악하기 위한 임직원들의 다툼이 계속되고, 밖에서는 국기원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자 등을 돌리는 태권도 인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원장님께서는 이러한 태권도계 흐름을 얼마나 인지하고 계신지요.

국기원은 태권도를 대표하는 기관입니다. 그런 만큼 국기원의 역할은 실로 막중합니다. 국기원의 역할이 무엇입니까. 세계 태권도 본부로서 기술체계 및 역사 정립, 지도자 양성, 승품단 심사업무 등 태권도의 가장 기본적인 일들을 해나가는 기관입니다.

하지만 현재의 국기원은 기본적인 목적 사업과 역할수행은 고사하고 승품단 심사사업에 매달려 ‘단증 공장’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해외에서는 한인사범님들의 영향력도 예전 같이 않아 해외 여러 국가가 점차 자체 단증 발급을 비롯해 조직체계를 별도로 형성해 가고 있습니다.

국기원이 태권도 메카로서 자리를 잡지 못한다면 앞으로 국내에서도 크게 흔들릴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태권도 발전을 위해 국기원이 하루빨리 바로 서야합니다. 경쟁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승품단 심사체계를 비롯해 올바른 태권도 지도자 양성, 바른 태권도 역사 정립, 해외 각국 보수교육 실시 등 시급히 해결해야할 현안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국기원이 현재 안고 있는 문제점은 이보다 더 많지만 기자가 최근 <무카스뉴스>에 보도한 내용으로 일부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원장님 임기는 이제 2년이 채 남지 않았습니다. 2년이라는 시간은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수 있습니다. 원장님께서는 남은 임기 동안 적어도 국기원을 진정한 세계 태권도 본산으로 재도약 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해 주셔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국기원이 일하는 조직으로 변해야 합니다. 다시 말해 대대적인 인적쇄신이 선결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각 부서별, 인력별 업무분장 및 인력배치가 효율적으로 이뤄지고 있는지 평가를 하십시오. 또 불필요한 인력이 지금도 게으름을 피우고 있지는 않는지, 하는 일에 비해 과다한 급여를 받고 있지 않은지 등 객관적인 평가를 통해 시정 조치를 내리셔야 합니다.

또 국기원이 부패한 조직이란 오명을 벗기 위해서는 임원을 포함한 직원들의 합리적인 인사제도가 마련되어야 합니다. 이사 선임은 이해관계를 떠나 실제 국기원 발전을 견인할 유능한 인사를 선임해야 합니다. 임기는 최대 2회로 제한해 새로운 정보와 지식이 공유될 수 있는 순환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아울러 기술심의위원회 역시 단임제로 순환되도록 조치해 능력 있는 태권도 인들의 참여 기회를 제공해야 합니다.

원장님께서는 스스로 활동비 외에는 별도의 급여를 받지 않고 계십니다. 그런데 왜 다른 상근이사들은 마땅히 하는 일 없이 고액의 급여를 받아 가는데 원장님께서는 이를 지켜만 보고 계십니까. 국기원 예산은 사유재산이 아닙니다. 태권도인 모두의 재산입니다. 속히 상근이사직을 봉사직으로 전환토록 정관을 개정하시길 바랍니다.

국기원을 이끌어갈 젊고 유능한 인재를 대거 임용해야 합니다. 하루가 빠르게 변하는 이 시대에 타 분야와도 경쟁해 우위에 설 수 있는 ‘맨파워정책’을 도입 전개해야 합니다. 과거와 같이 학연, 지연, 관연 등에 얽힌 주먹구구식 인사시스템이 재현되어서는 안 됩니다. 반드시 자격요건을 갖춘 적임자가 임용될 수 있는 공개채용을 하도록 조치하시길 바랍니다.

원장님 곁에서 눈과 귀를 가로막고 있는 불필요한 참모들은 모두 내치십시오. 태권도와 국기원을 조금이라도 생각하신다면 밖을 내다보십시오. 현재 국기원을 바라보는 수많은 태권도 인들의 따가운 시선을 직접 눈과 귀를 통해 확인해 보십시오.

원장님께서는 태권도 태동기 시절 여러 원로님들과 함께 일선에서 맨주먹하나로 태권도를 짧은 시간에 세계적인 무도 스포츠로 발전시킨 공로자 중 한 분입니다. 힘겹게 발전시킨 태권도가 이렇게 위기에 처해 있는데 보고만 계셔서야 되겠습니까.

세계태권도본부인 국기원의 수장으로서 이제 원장님께서 용단을 내리실 때입니다. 위기에 빠져있는 태권도와 국기원을 다시 일으켜 세워주십시오. 원장님의 용단은 훗날 역사에 기록될 것입니다.


2007년 5월 4일.
무카스뉴스 편집장 한혜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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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기사는 필자가 작성한 것이나 저작권은 <무카스>에 있음을 알립니다.  - [기사 원문보기 - 클릭] 

  [By 한혜진의 태권도 세상 - 타임머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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