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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진의 태권도 세상/이집트 in 태권도

여러분 덕에 '태권도복' 잘 받았습니다.

오늘 오전에 그토록 기다리던 한국에서 보낸 태권도 도복이 도착했습니다. 다음 주면 이곳 수련생들도 제대로 된 태권도복을 입을 수 있게 되었네요. 도복을 받고 기뻐할 수련생들을 생각하니 제가 더 설레네요.

코이카로 이집트에 온 저는 아스완에서 태권도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보급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모든 것이 부족하고 환경도 매우 열악합니다. 우선 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태권도복을 지원하는 것입니다.

지난 달 코이카에 활동물품을 신청해 태권도복 130여벌을 지원 받게 되었습니다. 4살짜리 꼬마 수련생에서부터 50세가 넘는 수련생에 이르기 까지 수련생은 300여명이 됩니다. 그러나 예산이 넉넉하지 못한 관계로 수련생 절반에게만 지원이 될 것 같습니다.

코이카에서는 개발도상국에 우리나라의 선진기술을 지원하기 위하여 분야별 전문가들을 매년 파견하고 있습니다. 저는 지난 해 태권도 분야로 이집트에 파견되었습니다. 각 단원들은 해당 지역에 필요한 물품지원 또는 시스템 개선을 위한 현장사업을 임기기간 내에 하고 있습니다.

이 지원은 모두 정부 지원으로 이뤄집니다. 다시 말해 여러분이 낸 세금이라는 것입니다. 이곳에 태권도복도 세금으로 지원됩니다. 코이카와 제가 이곳 수련생에 도복을 지원하는게 아니라, 우리나라 국민 모두의 뜻이 담겨져 있습니다. 저는 대신 전달하는 역할일 뿐이죠. 그러 의미에서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세금이 가끔은 필요 없는 곳에 사용되기도 하지만, 이렇게 좋은 곳에도 사용된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한국에서는 태권도복이 매우 저렴하고 제품들도 다양합니다. 최근에는 각 스포츠 브랜드마다 태권도복을 출시해서 품질도 나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곳 이집트에선 태권도복이 매우 비쌉니다. 브랜드가 좋고, 품질이 나아서가 아닙니다. 4~5년 입은 것 같은 도복이 새것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흔한 태권도복이 이집트뿐만 아니라 개발도상국에서는 매우 귀합니다. 예전에 개도국에서 국내에 헌 태권도복이라도 좋으니 지원을 요청한 것을 보고는 “설마 그 정도로 어려울까”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습니다. 막상 이곳에 와보니 태권도복 하나가 정말 귀한 것이라는 것을 새삼 알게 되었습니다.

오늘 오후에 이곳에 승급심사가 있습니다. 심사결과와 그간 출결 점수를 합산하여 도복 수령대상이 결정됩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이 곳 수련생들이 어느 때보다 열심입니다. 아무튼 모처럼 매우 설레는 오후인 것 같습니다.

다음 주에 이쁜 도복을 갖춰 입은 수련생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 올리겠습니다.

배송업체에서 태권도복을 배달해왔다.

도복이 담긴 박스를 가지고 온 배송업체 직원

생각보다 양이 많지는 않은 듯 하다.

외교부 파우치로 도착한 태권도 도복


[By 한혜진의 태권도 세상 이야기]

[태권도와 마샬아츠의 오아시스 - 태마시스 -  l www.taemas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