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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진의 태권도 세상/칼럼-태권도 산책

태권도의 나라가 된 멕시코… 온 국민 태권도에 열광하는 이유

세계태권도선수권 7일간 약 10만여 명 관중 입장, 역대 최다 유료관중 기록

 


태권도 종주국조차 흉내 낼 수 없는 열광의 분위기. 정말 축구장도 아닌 태권도 경기장이 이런 인기를 얻을 수 있는 것인지 의구심이 들 정도. 올림픽이라면 자국 선수들의 응원을 위한다고 하지만, 순수 일반 관중 1만5천여 명이 일주일간 태권도 경기장을 찾아 축제를 벌였다.

 

지난 15일부터 21일까지 7일간 멕시코 푸에블라는 온통 태권도 열기로 가득했다. 이 기간만큼은 태권도 축제 기간이라 할 정도로 열기가 대단했다. 시내 곳곳에 ‘2013 WTF 푸에블라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를 알리는 현수막과 포스터, 옥외광고로 뒤덮였을 정도다.


또한 TV 방송과 라디오, 신문에서는 스페인어를 몰라도 충분히 이해할 정도로 대회 개최 소식부터 대회 결과 등이 연일 비중 있게 쏟아졌다. 현지 언론의 관심은 대회장에 100여명 이상의 취재진이 몰리면서 어느 정도인지 가늠케 했다. 지난 2011년 종주국 경주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 국내 언론의 취재의 관심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

 

경기장 입장을 위해 대회 한 시간 전부터 긴 줄로 늘어선다. 이러한 광경을 본 한국 태권도 관계자들은 그저 부럽기만 할 뿐이다. 태권도 종주국에서조차 단 한 번도 볼 수 없었던 장면이기 때문이다. 경기가 시작되면 더욱 부럽다. 한국 선수들도 이런 응원 문화 속에서 경기를 뛰면 좋겠다고 할 정도다.


더욱 놀라웠던 것은 시내 관광청과 관공서에 세계선수권대회 유료 티켓 판매처가 준비되어 있었다. 푸에블라 대표적인 명소인 대성당 앞에 차려진 매표소에는 비가 오는 날에도 대회 표를 구하기 위한 현지인들의 방문이 이어졌다. 특정일은 이미 표가 매진되어 대회 ID카드를 걸고 있노라면, 표를 구할 수 있는지를 물어보기까지 했다.

 

멕시코 태권도 인기는 어느 정도 많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현지에서 체감한 인기는 상상 그 이상이었다. 국내 여러 태권도 관계자들이 혀를 내두를 정도였으니 어느 정도일까.


세션별로 관중들이 경기를 보기 위해 줄을 기다리고 있다.


경기장에 오전 예선전, 오후 8강까지, 저녁 준결승과 결승 등 올림픽과 동일하게 세 세션으로 구분했다. 한 세션이 끝나면 경기장을 모두 빠져나가야 한다. 당연히 티켓 또한 새로 구매해야 한다. 이렇게 매일 1만 5천여 명이 7일 동안 찾았다고 하면 10만 명이 넘는 멕시칸이 태권도 경기장을 찾은 셈이 된다.

 

역대 올림픽을 비롯한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를 포함해 가장 많은 유료 관중이 태권도를 관전한 기록을 세웠다. 앞으로 이 기록은 멕시코가 아니면 깨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지난 13일 대한태권도협회와 소리그룹 태권도와 한국무용, 타악, 비보이 등 한국문화로 어울려 제작한 ‘탈(TAL)’ 공연도 현지인의 관심이 대단했다. 5천여 좌석의 대극장이 빈틈없이 가득 찼다. 공연 수시로 환호와 탄성이 쉬지 않고 이어졌다.

 

멕시코 태권도 인구는 약 2백만 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국내와 비교해서 절대 뒤지지 않은 수다. 축구 다음으로 인기가 많다. 이렇게 많은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데에는 지난 2008 베이징 올림픽을 빼놓을 수 없다. 멕시코 태권도가 올림픽 출전 사상 최초로 금메달 2개를 따내면서 국민적인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이들은 멕시코 국민영웅으로 현재까지 대기업 CF는 물론 귀빈대접을 받고 있다.

 

물론 이 두 선수들 때문에 하루아침에 멕시코 내 태권도가 인기를 높아진 것은 아니다. 한국인 태권도 사범을 빼놓아서는 안 된다.

 

문대원 사범(맨 왼쪽)이 KTA 전현직 전무이사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지난 44년 동안 멕시코에 태권도를 전파한 대부 문대원 대사범(71)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일찍이 건너간 가라테와 경쟁해 엄격한 규율과 혹독한 훈련으로 태권도를 신비한 동양 대표의 무술로 자리 잡았다. 현재 멕시코 전국에 450개 도장을 문대원 관장으로 운영 중에 있다. 때문에 연간 8개월은 지방을 돌며 순회 지도를 한다.

 

3년 전부터는 멕시코에 'TK-5' 5인조 단체전 태권도 프로대회가 대중적인 인기에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다이내믹하고 박진감 넘치는 경기에 멕시칸이 홀딱 반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멕시코는 물론 미주까지 TV 중계가 될 정도로 태권도 프로화 첫 성공사례를 보여줬다.



최근에는 멕시코 대표팀을 세계 정상으로 끌어올린 방영인 감독(40)과 청소년대표팀을 맡고 있고 박영선(37) 형제가 대를 잇고 있다. 방영인 감독은 벌써 15년째 멕시코에 태권도를 보급 중이다.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 금메달 1개와 은메달 3, 동메달 1개를 획득해 최우수지도자상을 수상했다.

 

특히 금메달 1개는 남자부에서 배출했는데, 이는 1979년 독일 슈투트가르트 세계선수권대회 이후 34년 만에 나온 값진 금메달이다. 그러니 대회 기간 멕시코 내 태권도 열기는 설명하지 않아도 얼마나 대단했을지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감격한 방 감독은 끝내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동생 방영선 감독 역시 지난 2010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로 최우수지도상을 받았다. 이들 형제들은 현재 멕시코 태권도 엘리트 육성에 최전방에 호흡을 맞추며 한국을 위협하고 있다.

 

멕시코 정부는 자국에 태권도 인기가 높아지자 지방정부와 함께 태권도에 관한 다양한 지원과 투자를 아낌없이 하고 있다. 국민적인 관심과 인기가 높아지니 자연스럽게 미디어가 따라 붙는다.

 

멕시코는 ‘2014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를 께레따로(Queretaro)에 유치해 겨루기에 이어 품새 열풍도 기대하게 하고 있다. 이를 통해 멕시코는 ‘세계선수권-세계청소년선수권-세계품새선수권’ 등 3대 이벤트를 모두 유치한 몇 안 되는 나라가 됐다.




[by.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태마시스 운영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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